들으시면서 읽으시면 더 좋을겁니다
5화 - 고장 - [REMAKE]
본 팬픽은 이전 팬픽 고장의 리메이크작이며, 보시는 분들에 한해서 원작을 먼저 읽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 7월7일 장생전에서
夜半無人和語時(야반무인화어시) 깊은 밤 사람들 모르게 한 맹세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연리지)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높은 하늘 넓은 땅 다할 때 있는데
此限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이 한 끝없이 계속되네
- 比翼連里(비익련리) -
- 2015년 7월 -
숙소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멤버들은
서로 어색한 것도, 서로 모르는 것도
서로에게 궁금한 점도 많았지만
비슷한 나잇대의 소녀들이라 그런지
금방 생활이 익숙해져 갔다
모모 : 에.. 쩡욘아!!
정연 : 응?
모모 : 항국에서는 무슨 드라마가 유명해?
정연 : 드라마..?
정연 : 나 드라마 잘 모르는데..
정연 : 드라마는 음..
정연 : 모모는 대장금이라고 알아?
모모 : 대짱금?
정연 : 뭐라 말해야 하지..
정연 : 아!
정연 :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
정연 : 이거 들어봤어??
모모 : 에! 드러봐써!! 드러봐써!!
모모 : 그게 대짱금 노래야?
정연 : 응
정연 : 난 이거만 봐서..
모모 : 언제 했던 드라마야?
정연 : 이게.. 2003년..??
모모 : 에..? 그거만 봐써?
정연 : 응, 난 드라마 안 좋아해
정연 : 저기 지효한테 물어봐, 지효가 박사야 박사
지효는 항상 그렇듯 나연과 소파에 누워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모모 : 지효야~ 바빠?
지효 : 아니, 왜?
모모 : 항국에서는 무슨 드라마가 인기 마나?
모모 : 쩡연이가 지효가 박사래
지효 : 유정연이?
지효 : 내가 드라마 좋아하긴 하지
지효 : 음.. 뭐를 소개해줘야 하나..
지효 : 언니
나연 : 엉? 왜
지효 : 모모한테 무슨 드라마 소개해줄까?
나연 : 드라마?
나연 : 음...
나연 : 사극 어때?
지효 : 사극?
나연 : 보기 어려우려나
나연 : 근데 가장 한국적인 드라마가 사극 아닌가?
지효 : 사극이라..
가장 재밌게 봤던 사극 드라마를 떠올려봤다
하나가 생각났다
지효 : 모모는 한국적인 드라마 보고 싶어, 아니면 현대적인 거 보고싶어?
모모 : 나 항국적!
모모 : 그러면 한복도 나와?
지효 : 나오지
모모 : 그게 머야? 드라마가?
지효 : 사극이라고 해 사극
모모 : 사극?
지효 : 응
지효 : 사극 드라마는 엄청 많은데
지효 : 예전 우리나라 일을 현재 배우들이 연기하는 거야
지효 : 예전에 있었던 일을 따라 한다고 해야 하나..
모모 : 에.. 보고시퍼
모모 : 뭐부터 봐야 해??
지효 : 아무거나 모모 맘에 드는 거부터 보면 되지
모모 : 지효는 머가 젤 재미써서?
지효 : 나는..
지효 : 이거 추노라는 드라만데 이거 인기 많았어
모모 : 얼마나?
지효 : 시청률이 30퍼라니까..
지효 : 한국사람 10명중에 3명은 봤다는 말이지
모모 : 헤..?? 옴청 많네
지효 : 응 이거 재밌어, 내가 티비로 결제해줄게
지효 : 내일부터 같이 보자
그때, 채영이가 듣고 있던 피아노곡이 귀에 들렸다
지효 : 아 맞다, 모모야
지효 : 여기에 좋은 노래 많아, 우리 대선배님이 부르신 노래도 있고
모모 : 들려주라
지효 : 이 노래는 어려울 꺼고..
지효 : 이것도 어려울 꺼고..
지효 : 모모 우리나라 악기로 연주한 노래 들어볼래?
지효 : 해금이라는 악긴데
나연 : 야 넌 무슨 그런 노래를 들려줘
나연 : 신나는 거 들려주지
지효 : 그건 언니 취향이고
지효 : 언니는 잘 때도 시끄러운 거 듣잖아
나연 : 치..
지효 : 이거 들어봐
모모 : 너무 조아 이거.. 이거 노래 제목이 머야?
지효 : 이게 比翼連里(비익련리) 라는 노래야
모모 : 한자가.. 한자는 아는데.. 한국어로 읽는 거랑 달라
지효 : 뜻은 몰라도 괜찮아, 모모가 알기는 아직 어려워
모모 : 아라써
모모 : 내일부터 같이 보자!!
지효 : 그래~
모모가 방에 들어가고
나와 나연 언니만 거실에 남았다
나연 : 야 박지효
지효 : 엉
나연 : 아까 모모한테 들려준 노래 뭐야?
지효 : 이거 해금 연주곡이라니까
나연 : 좋더라 그거
지효 : 웬일이래, 언니가 이런 노래를 다 좋아하고
나연 : 좋아할 수도 있지
지효 : 뜻도 알면 더 좋아
나연 : 연주곡에 뜻도 있어?
지효 : 바보야, 제목에 뜻이 있겠지
나연 : 아 몰라 몰라, 노래만 들을래~
나연 : 좀 이따 보내 줘
지효 : 알았어
그 날
항상 나연 언니가 핸드폰으로 틀어주는 노래에
잠이 들던 우리의 방에는
조용한 연주곡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다음 날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나연 언니의 프로필에는
내가 보내줬던 그 노래가 있었다
- 2017년 6월 새벽 공원 -
언니
그래, 솔직히 말할게
나 지금 언니 못 볼 거 같아서 안 들어가는 거야
지금 엄청 쪽팔리거든
내가 말한 것도
내가 이제껏 생각했던 것도
그리고 잠시나마
정말 혹시, 이루어질까
잠깐이나마 행복한 상상을 했던 것도
그게 몇 초 만에 깨져버리니까
쪽팔려
부끄럽다고
못 들어가겠어 숙소에 가면
내 침대 옆에는 언니가 있을 거잖아
그걸 못 보겠어
오늘은 조금 늦게 들어가도, 이해해 줘
걱정하지 말고, 조금만 걷다가 들어갈게
지효 : 거짓말..
지효 : 내가 좋아하는 건 틀린 마음이 아니라고..?
지효 : 그래, 그렇게 말했으면
지효 : 좀 받아주지 그랬어
지효 : 말은 그렇게 하고.. 도망가듯이 가버리면..
지효 : 내가 뭐..
지효 : 뭐라고 말을 해..
지효 : 말만 그렇게 하면 다냐..?
지효 : 못됐어 진짜..
몇 일 뒤에, 아니 몇 시간 뒤에
다시 저장할 번호를 지웠다
근데
010만 눌러도
언니의 번호가 기억이 난다
내 생각보다
손가락이 먼저 누르고 있었다
지효 : 야, 임나연
지효 : 나 이제 너 안 좋아할 거야
지효 : 내가 남자 못 좋아할 거 같아..?
지효 : 안 좋아하는 거야.. 못 좋아하는 게 아니라..
지효 : 너 말고도 많아..
지효 : 그렇게 오래 생각하고 말한 건데..
지효 : 하루라도, 좀 사람 기분 좀 생각하고 말해주면 어디 덧났냐..?
지효 : 나도 마음 못 버릴 거 같았거든 솔직히?
지효 : 아냐, 마음 버릴 거야
지효 : 버릴 거라고..
지효 : 내가 쭉 언니만 좋아할 거 같아..?
지효 : 아니야
지효 : 아니라고...
언니가 들어가고
한 시간이 지났다
이젠 일어나야지
비도 이젠 그쳤나보다
다시 한번
아니 평생 언니를 보려면
웃으면서 봐야지
땅만 바라보고 있던 시간이 끝나고
하늘을 바라보니
무엇인가가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지만
내 어깨는 젖어있지 않았다
언니가 앞에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웃으면서 보려고 했는데
그래, 속은 타들어 갈 것 같아도
언니를 보자마자
언니가 나를 안아주자마자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다
나 진짜 이젠 마음 버릴 거야
정말로
어렵겠지
많이 어렵겠지
그래도 해야지
언니를 더 보고 싶으면
그렇게 해야지
내가 그때 알려줬던 그 노래 알아?
언니가 노래만 들을 거라고 방으로 들어갔던
그 노래 있잖아
내가 말해주려던 뜻이 뭔지 알아?
비익조(比翼鳥)는 눈과 날개가 하나만 있어서 암수가 합체해야 나는 새고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나무의 줄기나 가지가 서로 만나 하나가 된 나무래
이 두개를 합치면
영원한 사랑을 말한다고 하더라
우리도 비록
이뤄지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지만
다음에는
이런 사랑을
이런 사람을
내게 또 보내주지는 마
눈부시게 아름다운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내가 또 사랑할 것 같으니까
나연 - 들어가자, 지효야
-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 다음화,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