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전주대 선수 아버지가 지난달 31일 U리그 경기장 앞에서 C제로룰에 항의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C제로룰 때문에 U리그 출전 못 해“학칙 따라 제재 받았는데 이중처벌”1인 시위 하며 법적 대응까지 고려
[축구저널 서동영 기자] “지금껏 축구만 바라본 제 아들은 어찌합니까.”
전주대와 배재대의 U리그 경기가 열린 지난달 31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 보조구장. 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한 전주대 선수 아버지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그의 목에 걸린 팻말에는 “학교 성적 때문에 축구를 포기해야 하느냐. 아들을 살려 달라”고 적혀 있었다.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는 올해부터 가맹 대학 운동부를 대상으로 직전 두 학기 평균 학점 C°(2.0) 미만인 선수의 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C제로룰’을 시행했다. 축구의 경우 총 102명의 선수가 U리그에 뛰지 못한다. 이 중 전주대는 3명이다.
선수는 물론이고 부모도 큰 충격을 받았다. KUSF는 물론이고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인권위원회 등 정부기관 여러 곳에 탄원서를 냈다. 하지만 아직 문체부를 제외하고 답변을 받은 곳이 없다. 문체부도 어쩔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결국 제도는 시행됐고 이들 세 선수는 경기장에 가지도 못 하고 학교에 남아야 했다. 선수들은 자괴감에 고개를 떨궜고 이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는 애가 타기만 하다. 선수와 학부모의 하소연에 많은 사람은 “2년 전부터 예고된 규정이라는데 남들 다 받는 C학점도 받지 못하냐”며 대비하지 못한 선수의 잘못이라고 한다.
하지만 선수와 학부모는 사정을 잘 몰라서 하는 얘기라고 반박한다. C제로룰 시행 소식은 지난해 후반기에나 듣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전주대의 경우 전부터 C제로룰과 비슷한 학칙으로 공부를 장려하고 있다. 대부분이 체육특기자로 장학금을 받는 축구부 선수들은 C학점을 넘지 못할 경우 장학금이 취소돼 등록금을 전부 내야 한다. 이미 성적에 대한 제재를 학교로부터 받았는데 경기마저 뛰지 못하는 건 이중처벌이라고 지적했다.
선수 중 한 명은 “무릎 부상으로 1년이라는 긴 재활 끝에 이번 학기에 복귀했는데 C제로룰로 경기에 나가지 못하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처음에는 학교 수업과 재활을 병행했다. 하지만 재활을 해본 사람은 안다. 하루 종일 매달려도 시간이 모자란다. 몸은 나아지지 않고 성적은 성적대로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휴학까지 했는데 경기에 뛰지 말라고 하니 억울하다. 이대로 6개월을 더 쉬면 기량을 되찾을 자신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부모도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한 선수 아버지는 “아들이 전화를 받지 않거나 문자메시지 답신이 오지 않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혹시나 극단적인 생각을 할까 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이어 “아무 대책 없이 일률적으로 제도를 적용해 선수들을 뛰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이 화가 난다”며 울분을 토했다.
학부모들은 지금은 1인 시위에 그치고 있지만 상황이 변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KUSF와 C제로룰을 놓고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아직 진전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