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란 40․50대 사람들은 빗자루를 만드는 재료로
활용되는 싸리나무의 색깔은 녹색이며, 가을철에 그것을 베어 햇볕에다 말리면
갈색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편,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5월의 화투에 등장하는 것이 ‘난蘭’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난이 아니라 붓꽃이다. 5월의 붓꽃은 보라색 꽃이 피는 습지의
관상식물(습지와 난은 상극관계에 있다.)로서 여름을 상징하는 시어詩語다.
한국 사람들은 5월의 10점짜리 화투에 나오는 3개의 작은 막대기는
성냥정도로 알고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막대는 붓꽃을 구경하기 위해 정원 내 습지에다 만들어
놓은 산책용 목재 다리이며, 3개의 작은 막대기는 목재 다리를 지지하는 버팀목이다.

6월의 화투 문양은 모란꽃이다. 모란꽃은 여름의 시어詩語일 뿐만 아니라 고귀한
이미지마저 갖는 꽃으로서 일본인들의 가문家門을 나타내는 문양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꽃과 나비하면, 바로 모란꽃을 떠올릴 정도로 동양 사회에서는
모란꽃을 꽃의 제왕으로 쳐준다. 그러나 한국화韓國畵에서는 모란과 나비를
함께 그리지 않는 것이 오래된관례慣例라고 한다.
참고적으로 6, 9, 10월의 화투 5점짜리에는 청단이 있는데, 일본에서 청색은
우울하거나 좋지 않은 일을 암시하는 색상이라고 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6, 9, 10월
달에 태풍이나 집중호우로 인한 수재민들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평균적으로도
1년 중 이 기간에 각종 사건사고가 비교적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7월의 화투 문양은 싸리나무다. 7월의 화투 중에서 10점짜리에만 싸리나무 숲에서
멧돼지가 노니는 모습이 등장하고 나머지 화투에는 싸리나무만 등장한다.
7월의 화투에 멧돼지가 나오는 이유는 근대 일본에서 성행했던
멧돼지 사냥철이 7월이었기 때문이다.

8월의 화투 문양을 보면 산山, 보름달, 기러기 3마리가 등장한다. 이는 일본에서도
8월이 오츠키미(달구경; おつきみ)의 계절인 동시에 철새인 기러기가 대이동을
시작하는 시기임을 알려주는 일종의 문화적 암호다. 또 한국에서 제작되는 8월의 화투에서 검은색으로 처리된 것이 산이다. 10점짜리와 피에서 흰색으로 처리된 부분은
하늘을의미한다.

9월은 일본에서 국화 축제가 열리는 대표적인 계절이다. 따라서 9월의 화투문양으로
국화가 등장하는 것이다. 또 9월의 화투에서 10점짜리를 보면 ‘목숨 수壽’자가
새겨진 술잔이 등장한다. 이는 9세기경인 헤이안 시대부터 ‘9월 9일에 국화주를 마시고, 국화꽃을 덮은 비단옷으로 몸을 씻으면 무병장수를 한다.’는 일본의
전통을 그대로반영한 것이다.
10점짜리 화투만이 자기 맘대로 쌍 피(2장의 피)가 될 수도 있고, 10점짜리
화투로 남을 수 있는 특권을 갖는 것도 바로 9월의 10점짜리화투가 일왕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왕만 되면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일본에서 10월은 전통적으로 단풍놀이의 계절인 동시에 본격적인 사슴 사냥철이다.
10월의 화투를 보면, 10점짜리 화투에 수(♂)사슴과 단풍들이 등장하는 것도 그러한
계절의 특성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사슴을 의미하는 시카(鹿; しか)와 단풍을 뜻하는
카에데(丹楓; かえで)간에도 말운末韻과 두운頭韻이 일치하는데, 이것 역시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11월과 12월을 의미하는 화투는 한일 양국간에 큰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오동’은 11월의 화투이고 ‘비’는 12월의 화투인데 반해, 일본은
그 반대이다. 즉 일본에서는 ‘비’가 11월의 화투이고 ‘오동’은 12월의
화투이다. 일본에서 ‘오동’이 12월의 화투가 된 것은, ‘오동’을 뜻하는
기리(きり)가 에도江戶시대의 카드였던 ‘카르타’에서맨 끝인 12를 의미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오동의 20점짜리 광에는 닭 모가지 모양의 이상야릇한 조류鳥類와
고구마 싹 같은 것이 등장한다. 한국인들은 그 대상이 무엇이고,
또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나타내 주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11월의
화투문양 중에서 검정 색깔의 문양은 고구마 싹이 아니라 오동잎이다.
일본 화투를 보면, 오동잎이 매우 선명하게 묘사되어 있다.
또 오동잎은 일왕보다도 더 막강한 힘을 갖고 있었던 막부幕府의 쇼군을 상징하는
문양이며, 지금도 일본 정부나 국공립학교를 상징하는 문양으로 사용되고 있다.
심지어는 일본 화폐 500엔(¥)짜리 주화에도 오동잎이 도안으로 들어가
있을 정도다. 그리고 닭 모가지와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는 조류 또한
평범한 새鳥가 아니다. 그것은 막부의 최고 권력자인 쇼군의
품격과 지위를 상징하는봉황새의 머리이다.

12월의 화투문양을 보면 20점짜리 ‘비’광에는 양산을 쓴 선비, 청색의 구불구불한
시냇가, 개구리가 등장한다. 또 10점짜리 화투에는 색동옷을 걸친 제비가 나오고,
쌍 피로 각광을 받는 ‘비’피를 보면 정체불명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고스톱에
사족을 못 쓰는 노름꾼들에게 광 대접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화투 패가 엉망일 때,
제일먼저 집어내 버려야할 대상으로 지목되는 ‘비’광을 보노라면,
‘광 팔자가 따라지 팔자’라는 말이 불현듯 떠오른다.
비’광 속에 나오는 그림은 과거 일본 교과서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는 유명한‘오노의 전설’을 묘사한 것이다. 즉 ‘비’광 속의 갓 쓴 선비는
10세기경 활약했던 당대최고의 서예가였던 오노노도후 다
선비의 갓 모양만 일부
변형시켰을 뿐, 나머지는 일본 화투와 동일하다. 또 개구리를 뜻하는 카에루
양산을 의미하는 카사 의 두운頭韻이 일치하는 것도 일본인들의 풍류의식에
따른 것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출처:김두영님이 주신 글
국가유공자환경운동본주
유공자
3줄요약
1.12달 48장으로 이루어진 화투에는 일본 문화가 많이 스며있다
2.모르고 쳐도 되지만 알고 쳐도 나쁠거없다
3.요즘은 명절때 카드도 많이 하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