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타이밍이 안좋았던 천재 과학자 제럴드 빈센트 불 (Gerald Vincent Bull)에 대해 ARABOZA
불 박사는 캐나다 출신의 과학자로 현대 포병무기의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였고
포를 이용하여 물체를 대기권 밖으로 쏘아내는 HARP 프로젝트에 큰 공헌을 하기도 했으며
성공했다면 사상 최대의 대포가 되었을 바빌론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등 포병무기 및 우주산업에 큰 영향을 끼친 천재과학자이다.
한 때 그 능력을 인정받아 캐나다인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의회의 승인으로 시민권을 얻기도 했던 그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위해서라면 어떤 거리낌도 없었던 매드싸이언티스트이기도 하였다.
먼저 그의 생을 훑어보자.
그는 1928년 3월 29일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태어났다.
1951년 캐나다의 ㅆㅅㅌㅊ대학중 하나인 맥길대에서 항공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는데 당시 그의 나이가 24세였다.
(맥길대 로고. 노짱없으니까 찾지마라.)
이러한 두뇌로 그는 학위 취득후 "캐나다 무기 연구 및 발전 시설 (CARDE)"의 연구원으로 들어가는데 CARDE는 2차 대전중 영국의 과학자들의
기술개발 피난처 역할이었던 만큼 당시 영국 군사기술의 발전소였던 곳이었다.
그가 맡은 일은 풍동실험을 통해 기류가 비행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방식은 고정된 기체모형 주변의 공기를 이동시켜 기체가 비행하는 듯한 환경을 만들어 주었는데
(풍동실험을 위해 고정된 기체 모형)
(기체 주변에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 실험중인 상태)
그런데 기술이 발전하고 기체의 속도가 초음속에 달하자 실험에 문제가 생기는데
당시 기술로는 고정된 기체모형 주변에 초음속의 기류를 만들어 주기가 쉽지 않았던 것.
여기서 불 박사는 한가지 아이디어를 고안한다.
바로 모형을 대포로 발사하여 모형이 초음속 비행을 하는듯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것.
미국과 함께 국방연구를 진행하면서 불 박사는 하나의 목표를 세우게 되는데
그것은 커다란 대포를 이용하여 투사체를 지구의 중력권 밖으로 빠져나가게 하여 인공위성과 같은 궤도에 올려 놓는 것이었다.
로켓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순수히 화력만으로 대기권 외부로 물체를 올려놓는 것은
다소 무리한 발상 같아 보였지만 그에겐 일생일대의 목표였다.
이는 마치 당시로 부터 약 100년전인 1865년에 나온 쥘 베른의 공상과학소설 "지구에서 달까지 (From the Earth to the Moon)"에 나오는 아이디어와 같았다.
(강력한 대포를 이용하여 지구에서 달까지 탄환을 쏴올린다는 내용의 소설)
마침 교수가 재직하던 맥길대학에서 이러한 내용에 흥미를 보여 그를 지원해주고
미군 또한 이 실험에 큰 관심을 보이며 후원을 약속하며 빵빵한 서폿 아래 1961년 그는 로켓을 쓰지 않고 포를 이용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물체를 궤도로 올려놓는 것을 목표로한 HARP (고고도 연구계획)를 시작하게 된다.
박사와 대학의 순수했던 학문적이었던 목표와 달리 미군 관계자들의 생각은 달랐는데....
당시 미국방성 관계자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군의 화력 증강을 꿈꿨고
그에 따라 미군은 일개 캐나다 출신 박사의 실험을 위해 퇴역한 전함의 함포와 레이더 등을 제공해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이 실험을 위한 장소로 플로리다 반도 남쪽의 바바도스 섬이 선정된다.
이 고고도 계획을 위한 재료로 퇴역한 아이오와급 전함의 주포인 16인치포가 두개나 이용된다.
(16인치 주포를 뿜고있는 아이오와급 전함)
마침내 포신의 길이가 약 36미터에 달했던 거대한 포(HARP Gun)가 완성된다.
(완성된 HARP Gun)
물론 인공위성을 단순 발사시 백타 망가질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불 박사는 인공위성을 "마틀렛 (Martlet)"이라 이름붙인
나무로 만든 통에 담아 발사하는 형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발사 시 엄청난 폭음이 섬전체에 울려퍼졌다고 한다.
이 마틀렛들은 그 실험 목적에 맞게 여러 타입이 만들어졌고 실험의 경과 및 투사체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미 공군과 NASA에서 탄도 미사일 레이다를 이용하였다고 한다.
(개발된 여러 종류의 마틀렛 단면도)
(6번째 실험 계획에 사용되었던 마틀렛 3A의 단면도)
(마블렛 3A내부에 장착된 투사체. 마블렛 3A의 적재량은 18킬로에 불과했지만 발사순간 12000 -- 14000G로 2.1km/s 속도를 보였다)
이 고고도 계획의 최종 목표는 마틀렛에 약 고도 500킬로까지 도달하는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 500킬로에 이른적은 아쉽게도 없다.
중력가속도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로켓추진체를 마틀렛에 적용하기도 하였다.
그 일환으로 프로젝트가 한창이던 1965년 말엔 약 100여개의 마틀렛들이 발사되었는데
일부 마틀렛들은 대기가 거의 없는 고도 약 80킬로까지 이르는 성과를 보였다.
(대기권을 향해 마틀렛 발사 순간의 HARP Gun)
그러던 중 1966년 11월 19일, 박사와 미 탄도연구실의 과학자들은 90킬로의 마틀렛으로 초속 3.6km/s, 고도 180킬로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한다.
이는 2016년 현재까지도 포에서 발사된 투사체가 도달한 최고 높이이기도 하다.
(불 박사와 그의 첫 실험탄인 마틀렛 1)
물론 이러한 포로 부터 발사된 힘으로 추진력을 얻은 투사체엔 한계가 존재했는데
1. 포신에서 발사되는 만큰 투사체의 사이즈가 한정적이었단 것이고
2. 발사 순간의 압력이 거의 10000G에 달했기 때문에 어떠한 생명체도 탑승할 수 없단 것이고
3. 그 엄청난 압력때문에 복잡한 장비는 쉽게 부서져서 물품 탑제애 제약이 있었단 것이다.
하지만 로켓에 비해 몇몇 이점도 존재했다.
1. 고정된 위치에서 발사되는 HARP Gun을 이용하면 발사시 그 큰 압력에 의해 인공위성의 자세제어가 로켓보다 용이했으며
2. 위성을 궤도 상 정해진 위치에 목표대로 올려놓을 가능성이 더 컸고
3. 무엇보다 로켓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위성발사가 가능했단 것이다.
특히 로켓보다 예산이 저렴하단 점은 미정부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한 조건이었던 것이다.
(실험에 사용된 각종 마틀렛 탄환들)
(성공했었다면 대포에 의한 우주산업의 새 막을 열었을 수도 있었던 마틀렛 4)
이러한 이점에 기반하여 불 박사는 로켓추진체의 도움을 받는 마틀렛 4를 이용하여
대포를 통해 인공위성을 우주로 쏴올릴 계획은 마무리 하려했다.
당시 이라크는 쉬운 승리를 예측했던 이란과의 전쟁에서 전쟁이 장기화되어가자 승리를 확실시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후세인은 표면적으로 박사의 평화적 우주대포계획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척했다. 이는 그를 기쁘게 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무엇보다 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고 그는 결국 마지못해 후세인과 거래를 맺는다.
(이스라엘의 첫위성 발사에 쓰였단 Shavit 로켓 발사 장면)
그러던 1988년 9월. 아랍연맹의 주적인 이스라엘이 궤도위성 발사에 성공한다. 이는 즉 이스라엘이 탄도미사일기술을 보유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는 아랍연맹 특히 아랍연맹의 맹주를 자처하던 이라크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불 박사는 이것을 자신의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할 하나의 기회로 보았다.
그는 후세인에게 이러한 제안을 한다
"작고 무인위성이긴 하지만 이 우주대포계획이 성공한다면 이라크는 수십 수백개의 위성들을 가질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이 발사체들은 개당 비용이 5000불밖에 들지 않을 것이지요. 그렇게 된다면 이라크는 아랍에서 최초로 우주개발을 시작한 타이틀을 쥐게 될수도 있습니다."
후세인은 흔쾌히 오케이를 한다. 후세인은 이스라엘을 감시할 소형 스파이 위성과 더불어
불 박사 회사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더 질좋은 국산무기를 갖게되기를 강력히 희망했다.
이윽고 1989년. 후세인은 불 박사와 그의 회사에 이라크군의 야포를 개량하는 댓가로 1년에 500만달러를 지불할것을 약속한다.
그리고 이라크 우주개발의 시작점인 스페이스건을 만들기 위한 계획인
"프로젝트 바빌론"을 실행한다.
불 박사는 서방의 엔지니어들을 대량 채용하고
북부 이라크의 사막지대에 사드 16미사일 테스트 복합단지 같은 전용 무기 벙커를,
그리고 그레이 마켓에서 구한 서방의 첨단장비들을 가지고 그가 꿈에 그리던 대망인 우주를 향한 거대한 대포 제작에 돌입했다.
1989년 8월 박사는 우선 프로젝트 바빌론의 축소판 버젼인 350mm의 구경을 가진 베이비 바빌론을 완공한다.
(건설중인 베이비 바빌론)
(아래에서 올려다본 건설중인 베이비 바빌론)
베이비 바빌론은 비록 우주까지 탄도를 올릴 순 없었지만 그 어마어마한 크기로 대륙간 탄도탄으로 간주될 수 있는 사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윽고 이라크는 직경 1000mm, 포신길이 156m, 무게 2100톤의 완공되었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했었을 빅 바빌론 제작에 들어간다.
(이는 나치의 구스타프 열차포, 러시아의 차르대포, 미국의 리틀 데이비드조차 비교가 안되는 엄청난 사이즈였다.)
(무게 1350톤 포신 32.5m 직경 800mm였던 나치의 구스타프 열차포)
(무게 40톤 포신 5.34m 직경 890mm였던 러시아의 차르 대포)
(무게 40톤 포신 6.7m 직경 914mm였던 미국의 리틀 데이비드)
(직경 1000mm, 포신길이 156m, 무게 2100톤의 빅 바빌론의 구상도. 그 어마어마한 사이즈 때문에 언덕을 이용해 고정식으로 설치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 무지막지한 스페이스건이 완성되지 못한 데는 이스라엘의 방해공작이 제일 컸다.
빅 바빌론이 건설되는 동안 몇몇 이라크 과학자들에 의해 빅 바빌론에 대한 정보가 외부에 새어나가면서
이스라엘의 귀에까지 새어나가게 된 것이다.
이러한 동향을 포착한 이스라엘은 불 박사의 재능을 두려워하며 그에게 프로젝트를 당장 그만두라는 경고와 위협을 한다.
그러나 불 박사가 원한것은 순수하게도 빅 바빌론을 통한 국제적 명성이었다.
그는 소련의 스푸트니크가 처음 궤도에 올랐을 때 전세계 사람들의 반응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사업가도 군벌도 아닌 과학자였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의 꿈인 대포를 이용한 우주개발을 본인의 손으로 완성시키고 싶었다.
그러므로 그는 이스라엘의 이러한 경고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프로젝트에 더욱더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부품밀수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각각의 부품의 크기가 워낙 컸기 때문에 은닉이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박사 자신도 그리 뛰어난 사업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바빌론 프로젝트에 쓰였던 부품들)
(덕스포드 전쟁박물관에 전시되어있는 베이비 바벨론의 부품. 빅 바벨론의 부품은 이보다 훨씬 더 컸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후세인에게 바빌론 프로젝트는 단순히 군사적 무기 그 이상의 정치적 무기였다.
후세인은 빅 바빌론을 통해 이라크 우주개발의 첫걸음을 딛을 생각 뿐만이 아니라 군사적 무기로서 바빌론을 이용하여
아랍최강의 포병부대를 가질꿈을 꾸고있었다. 중동의 패권을 쥐는 것은 후세인의 오랜 야망이었고 불 박사의 대포는 그 주도권의 상징과도 같았다.
하지만 우습게도 불 박사의 스페이스건은 통상적인 군사무기로써는 효용이 없었다.
1. 일단 그 크기때문에 은폐할수 없었으며
2. 이동은 커녕 방향전환도 할 수 없었다.
3. 발사시에 150m에 달하는 화염을 뿜었는데 이는 이스라엘의 위성이 간단히 잡아낼 수 있었다.
4. 그리고 이스라엘의 F-15 전폭기의 단 한 차례의 공격으로 파괴가 가능했다.
게다가 CIA는 위의 특성때문에 불 박사의 스페이스건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렇기에 이스라엘도 섣불리 나서진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불 박사가 후세인의 요청에 의해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의 정확도 개량에 나서게 되자
표면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는 스페이스건과는 달리 스커드 미사일은 직접적 위협이 된다고 느꼈던 이스라엘은 이읔고 행동에 들어간다...
1990년 3월 22일 벨기에 브뤼셀의 자택에서 불 박사는 불청객들을 마주한다.
그리고 무소음권총으로부터 발사된 30구경 총탄 5발을 목과 뒷머리에 맞고 즉사한다.
박사를 암살한 자들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언론은 이스라엘의 첩보기관 모사드의 소행으로 기정사실화를 하고있다.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일생을 포와 함께 살아오고 죽을때까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달려왔던 불 박사는 여러곳에서 그의 자취를 남겼다.
그의 유산은 아직도 남아있다. 현대의 대포가 지금처럼 강력해진 이유를 찾아 올라가다보면 불 박사의 이름이 꼭 나오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적인 유산들로,
1. 로켓보조추진탄 (Rocket Assisted Projectile): 포탄을 보다 더 멀리 날려보내기 위한 그의 아이디어로 포탄뒤에 로켓추진기를 붙여 사거리를 늘렸다.
2. 베이스 브리드탄(BB): 로켓 추진탄은 큰 로켓을 포탄 뒤에 달아야 하지만, 베이스 브리드 탄은 단지 포탄 뒤에 가스를 발생시킨다. 이것은 포탄 주위에 생기는 난기류를 제거함으로써 포탄의 사거리 연장에 큰 도움이 되었으며, 로켓보다 작았기에 그만큼 포탄의 용적을 적게 잡아먹었다. k-9자주포 등이 최대 사거리를 쏘기 위해 BB탄을 사용한다.
3. 베이비 바빌론: 걸프 전쟁이후 다국적군에게 발견되어 파괴되었지만 그 잔해의 일부가 영국의 박물관에 전시되어있다.
4. HARP계획의 16인치 포
5. 빅 바빌론: 무사히 완공되었다면 인류의 우주개척역사에 한 획을 그었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한때 그가 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매달렸던 HARP 16인치 포들은 현재 바바도스 섬에 관리자 없이 버려진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