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 베르메르, 「우유를 따르는 여인」
데이비드 호크니라는 사람이 있어. 화가이면서 동시에 사진 작가이기도 한 사람인데
어느날 박물관에서 그림을 보다가 한 가지 의심을 품게 됐어. '아니, 어떻게 그림이 저렇게 사실적일 수 있지?'
호크니가 연구를 해보니 15세기 이후 그림들이 비약적으로 ㅆㅅㅌㅊ가 되었다는 것을 발견했어.
그리고 호크니는 그 원인이 바로 그 즈음에 널리 쓰이게 된 카메라 옵스큐라에 있다고 주장해.
출처 : 위키백과
카메라 옵스큐라는 라틴어로 어두운(obscurátĭo) 방(cámĕra)이라는 의미야.
위의 그림과 같이 상을 맺게 해서 볼 수 있게 하는 장치지.
좁은 구멍을 통과한 빛이 뒤집힌 상을 맺는다는 기본 원리는 춘추전국시대의 묵자도 알고 있었지만
렌즈를 이용해 본격적인 상을 얻어내는 것은 이즈음부터지.
그렇게 미술 거장이라 꺼드럭 대놓곤 전부 대고 그렸다는 얘깁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카메라 옵스큐라라는 도구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저게 미술 쪽에서 전반적으로 쓰였다는 말이 정설로 인정된 것은 아니야.
호크니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 게이는 책 「명화의 비밀」을 참고할 것. 참고로 절판된지 오래야.
아무튼 카메라 옵스큐라라는 닉에서 알 수 있듯 이게 우리가 알고 있는 카메라의 전신이야.
조세프 니세포르 니엡스, 「르 그라의 창가에서 본 조망」. 1826년 촬영.
카메라 옵스큐라는 시각 정보를 우리 뇌 바깥으로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진기'로는 분명히 큰 의의가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사진'처럼 실물을 만들어 낼 수는 없었어.
이에 19세기 프랑스의 조세프 니세포르 니엡스는 상을 담아두는 법을 연구하게 되고
오랜 기간 끝에 마침내 헬리오그래피라는 방법을 발명하게 되었어.
최초의 사진이 기록된 원리와 그 과정
헬리오그래피는 햇빛(hélio-) 으로 기록된 것(-graphie)이라는 의미야.
비투멘(역청; 아스팔트)으로 코팅된 백납판에 상을 맺히게 한 뒤 석유 젤리(바셀린)와 라벤더 기름으로 씻어내는데
빛을 받은 부분의 비투멘은 굳어 기름에 안 씻겨지고, 안 받은 부분은 기름에 녹아 지워지는 것을 이용해 상을 나타내었어.
코닥 연구소가 젤라틴 실버 프린트 방식으로 인화한 것.
'세계 최초의 사진'으로는 원판보다 이쪽이 더 유명하다.
아무튼, 최초의 사진은 이렇게 발명되었어.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구성된(합성) 「르 그라의 창가에서 본 조망」
왜 좌우반전인지는 거울을 생각해보면 될 듯. (출처)
니엡스의 사진을 재구성하는 과정
니엡스는 저 사진을 얻기 위해 8시간 동안이나 노출을 했다고 해.
1/1000초 이상에도 반응하는 현재의 필름에 비해 저 비투멘은 굳는 데에 시간이 그만큼 오래 걸렸던 거지.
그 후 니엡스랑 같이 친목질을 하던 루이 쟈크 망데 다게르라는 화가는 이를 개량시킨 끝에
자기 닉을 딴 다게레오타입을 발명하게 돼.
은을 코팅한 구리판에 요오드로 현상하는 다게레오타입은 촬영 시간도 20분 내외로 ㅆㅅㅌㅊ였지만
헬리오그래피에 비해 선예도가 ㅆㅆㅅㅌㅊ로 좋아졌어.
다게르 본인의 사진
1844년. 장 바티스트 사바티에 블로 촬영
프랑스의 화가 폴 들라로슈는 이 사진을 보고 "오늘로 그림은 죽었다.(From today, painting is dead.)"라고 말했다고 해.
이 글은 사진의 역사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보는 건 아니니까 이만 줄이고,
그렇다면 최초의 사진은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
니엡스는 1827년에 영국에 가서 식물 화가인 프란츠 안드레아스 바우어를 만나게 돼. 그리고 바우어에게 그 사진을 인증하게 되지.
큐 왕립 식물원에서 일하던 바우어는 니엡스의 사진이 쩌는 기술이란 것을 알고 왕립학회에 이를 제보해.
그치만 학회는 저 희미한 원판 따위는 별로라고 생각했는지 무시해버리지.
니엡스는 열심히 힘써준 바우어에게 자필 편지와 함께 최초의 사진을 포함한 사진 몇 점을 선물하고(!) 같은 해에 영국을 떠나게 돼.
세계 최초의 작품을 거저 줘버리는 니엡스 대범하노..
이후 19세기 동안 최초의 사진은 많은 이들의 손을 거치게 돼. 바우어가 떡 사먹었느냐 이기야!
1905년에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전시가 있었던 걸로 확인되는데, 그 뒤로는 행방이 또 묘연해져.
그러다 1952년, 독일의 사진 역사학자 헬무트 게른스하임이 한 미망인으로부터 다시 발견하게 되고
니엡스가 사진을 발명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게 되지.
게른스하임은 필름 회사로 유명한 코닥 연구소와 함께 이 사진을 인화하는 한편
5,60년대 동안 유럽 전역의 박물관에 대여하여 전시했고
1963년, 미국 텍사스 대학의 총장이던 해리 랜섬을 통해 대학에 기증하게 돼.
이 때부터 현재까지 대학 내의 해리 랜섬 센터에서 전시 중이야.
천조국 게이들은 시간나면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해리 랜섬 센터에서 전시 중인 「르 그라의 창가에서 본 조망」
3줄 요약
1. 19세기 프랑스에서 발명된 최초의 사진이 영국으로 건너갔다
2. 20세기 독일 역사학자에 의해 다시 발견되고
3. 21세기 미국 대학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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