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정원의 IS와 북한정세에 관한 첩보들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저 정보를 얻기 위해 뛰고 구른 요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해진다.
오늘은 정보요원들에게 극비지령을 내리는 데 사용하는 난수방송을 알아보자.
(내용 중 보안에 저촉되는 사례가 있을 수 있기에 자세히 서술하지 않는다.
또한 난수방송은 국가보안법에 저촉되지 않으므로 신고 ㄴㄴ해, 이럴 줄 알고 관계법령까지 모두 찾아봤다. 대남방송 말고는 저촉되는 거 없음.)
제 2차 세계대전 이래로 각 국의 정보를 얻고자 하는 시도는 끝없이 발전되어왔다. 표면에서의 전쟁이 종식되자 간첩과 스파이, 공작활동은 필수적인 군사 작전이 되었다. 물론 6.25 이후의 남북 상황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북한은 예로부터 공비새끼들을 존나게 보내 혼란을 야기했고, 남한 역시 정보탐색을 위해 공작원을 파견했다.
이러한 비밀스러운 임무는 70년대에 정점을 찍은 후 대북 화해모드와 평화공세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결국 87년 민주화 이후 북파공작원은 공식적으로 존재를 부정당했고 98년 대중이의 국정원 첩보작전 말살로 그 씨가 마를 뻔 했으나, 살아남은 극소수의 요원들은 치열하게 임무를 수행하며 대한민국 정보전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
아직 남아있을 고정요원들을 위해 극비 작전명령을 전송하는 방송,
그것이 바로 V24이다.
이 방송의 수신자는 국가정보원일 수도, 국군 정보사령부일 수도, 국군 기무사령부일 수도 있다.
어느 하나를 콕 찝어 말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일 수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정보국이라고 통칭한다.
정보국 본부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V24를 방송하고 있다.
1. 육성방송 V24
2015년 6월 5일 날 수신된 V24. 11시 정각 발송. 5715kHz
방송은 보통 단파라디오 방송이 모두 끝난 밤 11시에서 새벽 1시에 이루어진다. 방송시각이 되면 비어있던 주파수에서 클래식 음악과 한국 가요가 흘러나오며 방송 개시를 알린다.
보통 방송개시는 짧게 이루어지는 데 반해 긴 노래를 계속 틀어주는 특징이 있다. 이는 일반 가요방송으로 위장하기 위해서이다.
5년전에는 『반갑습니다』, 『신라의 달밤』, 『백마강』, 심지어 『김일성 장군의 노래』같은 선전 노래등을 사용했으나 최근 1년에는 클래식 음악 (위 방송에는 모차르트 레퀴엠 의 라크리모사)를 사용한다.
노래가 끝나면 윈도우즈 XP의 내장 기계음이 수신자를 호출한다.
693호, 2693호 전문 받으세요. 조수 45조 본문 부르겠습니다.
여기서 2693호는 수신자를 가리킨다. 현지 첩보요원의 코드네임이다.
조수 45조는 암호화 형식을 말한다. 어떠한 암호화방식인지는 극비 사항이라 알 수 없다.
519 25 831 13 135 00 586
호출이 끝나면, 기계음은 3자리 후 2자리로 암호화된 난수암호를 복창한다.
(중략) 본문 다시 부르겠습니다. 51925 83113 13500..
메시지가 끝나면 다시 한 번 재전송을 하는데, 이때 3자리 후 2자리였던 암호문은 5자리로 통합된다.
이상입니다.
끝맺음을 뜻하는 말로 전송을 종료하고, 공작원은 다시 잡입할 준비를 하게 된다.
가령, 평양 시민으로 위장해있는 북파공작원 일게이로 예를 들면,
일게이 : (아, 접선시각이노). 김 동무, 오늘은 나 먼저 들어가 자겠습네다.
김동무 : 응? 자네 요즘 일찍 자는데? 그래, 들어가 보라우.
일게이 : (지이익..) 오늘 주파수가 6715kHz였지. 노래 좋다 이기야.
V24 : 2693호, 2693호 전문 받으세요. 조수 45조 본문 부르겠습니다. 오백 십 구, 이십 오, 팔백 십 삼...
일게이 2693호 : (쓱..쓱..쓱..)
V24 : 이만 칠천 칠십 삼. 이상입니다. 뚝
일게이 2693호 : 아 씨발...XX주재소로 가서 신입첩보원과 접선하라니 경계도 삼엄한데 좆됐노.
2. 긴급 모스 부호 방송 M94
남북 정세가 긴박해질 경우 북한 정권의 감시가 삼엄해져 육성방송을 제대로 들을 수 없게 된다. 특히 전파방해는 육성방송의 메시지 전달력을 떨어뜨리는 제 1 원인이다. 기관은 육성방송을 들을 수 없는 급박한 상황이나 극한의 환경을 위해 모스 부호를 사용한 방송도 겸하고 있다.
이 방송은 M94라고 통칭되며, 주파수는 V24와 일맥상통하나, 시간표가 약간 다르다.
긴급상황이기 때문에 가곡은 삽입하지 않은 채 바로 전문을 발송한다.
VVV VVV VVV CQ CQ CQ de 815 QRV QRK5 QTC K
HR W** BT
이하 전문
RPT BT
전문 다시 반복
BT AR K TU VA
짧은 알파벳들은 무선 통신 약어로, 공통 메시지 수신에 이용된다.
VVV는 메시지 전달 상태를 체크하기 위한 테스트 구문이다.
CQ는 교신개시를 의미한다.
de 815는 수신자 코드네임 815를 호출하는 구문이다.
QRV는 발신 준비,
QRK5는 발신 준비 완료
QTC는 발신 시작을 의미한다.
HR W**는 조수 **조를 사용한 암호임을 의미한다.
RPT BT는 메시지의 반복을,
BT AR K TU VA는 메시지가 모두 발신되었으며 수신을 종료하겠다는 뜻이다.
V24와 형식이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난수방송을 해독하려는 다른 사람들이 모스 부호를 모르고 있을 가능성을 이용하여 모스 부호를 먼저 숫자로 해독한 뒤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보안을 한 층 강화시킨 난수방송이다.
첩보원들은 이러한 방송으로 지령을 전달받아 임무를 수행하고 정보를 본국에 전송한다.
여기서 게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가자.
Q : 빼애애앵액!! 게이야!어떻게 V24가 한국에서 발신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노? 이거 소설아니냐? 근거없는 썰 ㅁㅈㅎ
A : 맞다. V24 방송에서는 국명고지를 한 적이 없으므로 라디오 방송만으론 무슨 소속의 어떤 방송인지는 알지 못한다. 이름 역시 Enigma라는 단체에서 V24라는 코드명을 부여한 것이다. (V는 영어 러시아어 이외의 모든 언어를 통칭하는 코드, 24는 발견된 지 24번째라는 의미) 5년 전만 해도 수신주체가 북한인지 남한인지 굉장히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와서 정보국의 실수로 인해 남한을 의미하는 증거들이 나왔고 결국 남한으로 확정됐다. 후술할 북한의 난수방송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1) V24방송에 대북방송이 혼선되어 들렸다.
대북방송과 주파수가 멀리 떨어져있음에도 혼선되었다는 것은 같은 수신 안테나를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수신 주체 뿐만 아니라 수신지역까지도 확정되었는데, 이는 2급 기밀이므로 서술하지 않는다.
(2) V24방송에 윈도우즈XP 종료음이 삽입되었다.
V24에서 목소리가 복창할 때 윈도우즈XP의 띵(DING)소리가 나온 적이 있다. 또한 방송 종료시에 윈도우즈XP 종료음이 삽입되어졌다.
북한 역시 윈도우즈XP를 사용할 수 있다는 반론이 존재한다.
아, 참고로 V24는 방송이 종료되었다.
이쯤에서 일게이들의 질문을 듣고가자.
Q : 이런걸 남들 다 듣게 왜 라디오 신호로 보내노? 이거 순 거짓말 아니냐?
A : 난수방송은 대남방송과 같이 국가보안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사실 들어도 암호의 열쇠인 코드북이 없으면 무슨 소리인지 모를 뿐 더러 뚫을 수 도 없다. 듣는 것은 자유다.
참고로 저번에 일게이가 해독했다는 V24 신호를 봤는데, 일단 ㅁㅈㅎ쳐먹어야할 주작글이다.
내용 자체가 V24와 맞지 않을 뿐 더러, 코드북 없으면 수학적으로 해독 불가함 ^오^
이쯤에서 북한 난수방송과 전 세계 난수 방송을 추가로 알아보자.
북한 난수방송 A3
2008년 일본 오사카 수신, AM 657kHz
일게이들이 무서워하는 북한 난수방송이다. (개인적으로도 으스스함)
북한의 방송은 A3라는 코드가 따로 존재 한다. 기본적으로 한국어 난수방송이기 때문에 V24와 같은 형식을 취한다. 억양에서 북한 방언이 묻어나온다.
아이러니 하게도 북한의 대남난수방송은 2008년 노쨩 시절에 중단되었다. 간첩을 존나 보내기로 유명한 북한이 송신을 중단한 이유는 ‘대한민국의 인터넷이 발달해 있어서’이다. 이메일을 통해 지령을 보내면 굳이 의심받을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될 뿐 더러 지령을 문서로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발달한 우리나라 특성상 북괴 간첩들은 이메일로 암호문을 전달받으며 비교적 꿀빠는 간첩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반면 남한 첩보원은 병신같은 북한 인터넷 때문에 지령을 전달 받을 길이 라디오 방송밖에 없다. 이것이 남한 라디오 방송만 존재하는 이유이다.
폴란드 난수방송 G02/스웨디시 랩소디(Swedish Rhapsody)
1998년 독일 베를린 수신, 주파수 미상
눈 뚫린 인형이 있는 소름끼치는 영상 으으 씨발, 꽤나 유명하다.
1961년에 수신시작, 1998년 6월에 수신 종료한 폴란드의 독일어 난수방송이다. 수신주체는 폴란드 정보국. 폴란드는 1998년에 G02를 폐국하고, E23이라는 영어 난수방송을 2007년까지 운용했다. 지금은 E11 Oblique라는 난수방송을 운용중이다.
영국 난수방송 E03/링컨셔 포처(Lincolnshire Poacher)
2008년 2월 수신, 주파수 미상
흥겨운 영국 민요로 시작하는 링컨셔 포처 난수방송 E03이다. 송신 주체는 영국 비밀정보부 (MI5), 제 2의 분단국가인 좆만한 나라 키프로스의 Akrotiri 해군기지에서 송신되었다. 1988년 송신을 시작했으며 2008년 방송을 끝으로 종료되었다. 자매품인 체리 라이프(Cherry Ripe) 역시 호주에서 방송되었으나 2009년 방송 종료되었다.
참고로 북한의 대남방송에 링컨셔 포처가 삽입되어 방송된 적이 있었다.
이를 우연히 감청한 한 양덕은 링컨셔 포처의 수신자가 북한에도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난수방송 E06/잉글리쉬 맨(English Man)
수신 일자 미상, 주파수 불명
러시아 SVR 해외정보부에서 송신하는 난수방송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영어 난수방송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송신될지 모르는 난수방송.
난수방송을 알아보았다. 게이들은 단파라디오 돌리다가 나오는 음침한 목소리를 듣고 “아 오늘도 한명의 정보요원이 구르는 구나” 하면 된다.
3줄 요약
1. 지금 이시간에도 첩보원들은 좆뺑이 치고 있다.
2. V24는 우리나라에서 북한 정보원한테 보내는 지령이다
3. 우리가 모르는 새에도 첩보전은 치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