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 A와 통화를 하던 도중, A라는 녀석이 [어떻게 생각해?] 라며 말했던 이야기입니다.
믿기 힘들었지만, 솔직히 조금 무서웠습니다.
A의 집 근처에는 강이 있고, 그 위에는 기차가 지나다니는 철교가 있습니다.
그 철교 아래에는 노숙자들이 잔뜩 푸른 비닐텐트를 널어놓고 살아서, 동네에서 꽤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노숙자들은 주로 빈 깡통같은 고물들을 모아다 팔아서 생계를 유지해오고 있다고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A가 회식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였습니다.
A는 우연히 노숙자 둘이서 폐품 수집의 세력권을 놓고 말다툼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고합니다.
딱히 엿들으려는 것이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끄러워서 듣게 된 것인데, 노숙자 둘 중 한사람이 이상한 말을 했습니다.
[철교 밑에서 하는짓을 들켜도 괜찮아! 나도 너도 그렇게 되면 끝장이다!]
그리고 소리를 지른 남자는 격노해서 상대방에게 달려들었다고 합니다.
얼굴에 강하게 펀치를 맞은 사람은 넘어졌고, 당황한 A씨는 달려가 겨우 싸움을 말렸다고 합니다.
때린 사람은 욕을 하며 어디론가 가버렸지만, 얻어맞은 남자는 웅크리고 앉아 있을뿐이었습니다.
A는 손수건을 강물에 적셔 남자의 얼굴에 대주고, 근처 공원의 벤치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 사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문득 A가 [조금 전 철교밑에서 하는 일을 들킨다고 그 사람이 말했잖아요.마침 제가 그 철교옆에서 살고있거든요.]라고
말하자 갑자기 남자의 얼굴이 굳으며 이렇게 말했다고합니다.
[그런거는 묻지 않는편이 좋아. 변변치 않은 이야기야.]
하지만 그런 말을 듣게 될수록 궁금해지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A가 끈질기게 캐묻자 남자는 주머니에서 몇 장의 종이조각을 꺼내며 말했습니다.
[그것을 말하면 나는 그 놈들한테 잡혀서 경을 칠거야. 그러니까 아무에게도 말할수 없어. 그 대신 이것을 보고 스스로 생각해보라구. 하지만 이걸 가지고 있는걸 그 놈들에게 들키면 그것도 위험해. 아마 너같이 착실하게 사는 사람이 그런 놈들과 엮일 일은 없겠지만,비밀로 해달라구.]
그것은 모두 광고지 뒤에 손으로 글씨를 쓴 것이었습니다.
하나는 [냄비 요리 파티권]이라고 써있고, 200엔의 가격이 매겨져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200엔을 내면 이 티켓으로 냄비 요리를 사먹을 수 있는듯했습니다.
날짜는 3일 정도 전이었습니다.
다른 몇장은 복권이었습니다.
1회차는 빠져있었지만, 맨 위에 제2회, 제3회라고 써져 있어서 복권인 것은 확실했지만, 이상하게 X표가 있었습니다.
이 복권은 도대체 뭘까 싶어서 들여다보던 A는 이상한 것을 눈치챘습니다.
전체 참가자 수는 증감이 있었지만, X표가 쳐져있던 사람은 다음번 회차에 무조건 명단에서 이름이 사라져 있었던 것입니다.
A가 한동안 멍하니 그 복권을 보고있자, 남자는 [이제 됐지?] 라고 말한 뒤 억지로 종이를 빼앗은 후, 인사도 하지않고 떠나갔다고 합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그 종이들의 의미를 생각하던 A는 기분이 나빠져서 나에게 전화를 했던것입니다.
왠지 그 X표의 의미를 알 수 있을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벌이가 시원찮은 고물 수집인데, 이렇게 노숙자가 늘어나서는 경쟁도 치열할 수 밖에 없습니다.
허기조차 채우기 힘들겠지요.
A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물의 양은 한정되어있어. 그럴 때 한사람이 모으는 고물의 양을 줄이지 않고 적절하게 나누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고물을 나눠가지는 사람의 수를 줄이는 수밖에 없겠지. 그래서 난 사람이 줄어들 때마다 철교 밑에서 냄비 요리파티가 개최되는 거라고생각해... 그럼 도대체 냄비 요리의 식재료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