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10여년 전.
내가 대학교 1학년이 되서 당구에 심취해있을 때 였다.
하도 오지게 당구를 해서 뭐 주변 사물이 다 당구다이로 보인다는 그 시기까지
갔..었으면 지금 잘 쳤겠지.. 여튼 이제는 당구 돈아깝고 머리 안되는 것 같아서 안친다.
동네 지하 당구장의 매캐한 냄새에도 불구하고 자주 찾는데는 이유가 있었는데.
바로 친구들이 오기 전까지 혼자 있으면 눈치 안주고 마구 치고 있어도 아무 말하지 않는 아주머니 덕분이었다.
딱!
딱!!
한 30분 정도는 신나게 혼자쳤다.
'아놔 이 새끼'
분명 4시까지 온다는 베충이들이 당체 올 생각이없었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두손에는 큣대를....
머리와 어깨 사이에는 휴대폰을 끼고 말이다.
또롤로롤로롤
또롤롤롤롤로
받지 않았다.
그런데 이정도 걸었으면 원래 끊었을 나였는데
당구 좀만 더 치고 싶은 생각에
여전히 어깨와 머리 사이에 전화기를 끼고 있었다.
"....치치칙 칙칙..."
엇 색퀴 받았나보다.
"야 ! "
일단 시원하게 내질렀다. 개새 오ㅐ 케 늦냐 이기야!!
"... 시시시식...(소곤소곤)"
뭐라고 씨부리노 잘 들리지 않아서
당구 큐대를 내려놓고 한 손으로 휴대폰을 잡았다.
"뭐라는 거야 미친넘아"
그 때 전화기 넘어로
"여기가... 여기가 얼마나 추운지 알아?"
(씨바 진심이다. 지금 쓰는데도 쭈벗하네..)
사실 저 당시에는 별 감흥이 없었다.
단지 엄청 차가운 목소리였다는 것만 기억에 강렬하게 박혀있다.
뭐라는 거야. 하고 끊어버렸다.
아마 여자친구 돌려먹기로 소문난 베충이였는데. 한 년이 전화를 받았으리라...
전화기를 무심코 끊는 순간 친구가 지하 당구장 문을 활짝 열고 등장했ㄷ...다....
뭐지? 하는 순간의 생각도 잠시...
전화기를 다시 들고 전화목록을 확인했다.
내 친구에게 한 전화가 분명했다.
난 친구에게 이야기 했지만 잘 못 했을 거라느니. 컬러링이었을 거라느니 하고 넘겼다.
컬러링을 집에 와서 찾았지만 여름 전용 귀신 컬리링은 죄다 코믹 버전 뿐이었고.
분명 제대로 전화를 걸었단 말이다.
여전히 이야기 할때마다 난 그년 목소리가 생각이 나버린다..
메두사의 목소리가 아마 그것과 같지 않았을까?
듣자마자 쭈볏해지는 그런 기분 말이다...
"여기가... 얼마나 추운지 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