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데 할머니를 보았어
중공군 옷차림이었다 회색 빵모자에 베이지색 옷 배낭에 붙어있는 조그만 표시 그거를 보면서 암호같다는 생각을 했어 오성홍기는 별이 다섯개인데 개수가 적으니까
맞은 편에 앉아 빨간 겨울용 웃동화를 신은 발로 나를 걷어차는 시늉을 한다 조금후 할머니 옆에 앉은 청년이 불쾌하다는 동작을 취한다
유튜브 음악 동영상 보는데 할머니가 노려보는게 보여서 왜 저럴까 궁금했어 처음보는 분이
요즘 살이 쪄서 앉은 자세가 불편하다 조금 꿈들거려 편하게 앉으니 바지가 당겨지며 현장에서 일할때 신는 안전화가 드러난다 검은색 투박한 싸구려 신발 솔직히 돈없어서 산거라 부끄럽다 내 나이대 사람들이 신는 그럴듯한 거 좋은거 사고싶은데 그럴 돈이 없어
운전할때 가끔 전기누전 되는데 차단해 주니까 비싼신발은 그런 기능이 없다 어제 몇번 운전했는데 그중에 하나가 누전되었었지
앞으로 골든샤워 쪽 차는 운전 안한다 어차피 그 브랜드는 시장점유율이 낮아 만나기 힘들어
한국인일까 아닐까 궁금해하는데 신발과 함께 드러난 내 회색 양말에 시선이 고정된다 날 향해 뻗었던 발을 당겨 얌전한 자세로 다시 앉는다
아, 할머니의 회색 모자
집근처에 도착했다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밤을 새서 그런지 몸이 말을 안듣는다
몇번의 시도 끝에 일어나 이동하는데 발길질 하던 할머니는 벌써 저쪽에 가있다 지팡이 없이도 잘 걷는다 백발이 성성한 얼굴에 주름 가득한 할머니가 조금 부러웠다
난 저 나이에 저런 체력을 가지게 될까 그때까지 우울한 마음을 버틸수 있을까 앞으로 30~40년은 더 살아야 할텐데
몸이 좀 좋아졌어 10월이니까 2년전에 다쳤던 그곳에 갔다
일하다 체크카드 손님차에 놓고 내렸는데 차가 AS센터에 있어서 찾으러가니 마침 근처였어
가니까 전에 다쳤던 기억이 나서 숙박예약을 못하고 길에서 밤을 샜어 중간에 식당에서 밥도 먹고 길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수다도 떨고 추웠지만 재미있었다
집에와서 통장을 확인하니 밥먹고 택시타고 이동하고
몇만원 벌이도 안된다
밤새 머한겨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