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8군, 한국 방위 + 동북아 작전 확대
중, 대만 공격 땐…북, 도발 가능성 커
북 도발할 때, 중국 움직임도 관찰해야
자주, 국민 생사 걸린 전작권 조건 아냐
주한미군의 주력 부대인 미 8군이 전쟁 수행 전략을 변경 중인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미 8군이 지난 1월 발간한 ‘FY 2026-2032 Campaign Strategy(캠페인 전략)’ 제목의 전략문서는
앞으로 7년 동안 미 8군이 어떤 위협에 대응하고, 어떻게 군사력을 발전시키며,
한미동맹은 어떤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인지에 관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미 8군은 이 문서에서 “우리의 관심 영역은 동북아시아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반도
밖으로 확대되고 있다(Our focus is expanding beyond the Korean Peninsula to enable strategic flexibility in Northeast Asia)”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에 핵심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미 8군의 기존 임무인 한반도 방위는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군사적 경쟁을 포함한 동북아 전역으로
작전적 관심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조지프 힐버트 미 8군 사령관은 지난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SCMP)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반도 위협에만 근시안적으로 집중하는 건 무책임하다”라고 말한바 있다.
이 전략문서에 따르면 미 8군은 3가지 방향으로 전략을 추진한다.
첫째는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언제든 싸울 수 있는 한반도 방위태세를 유지한다.
둘째, 한반도에 주둔한 미 육군 전력과 한미동맹을 현대화한다.
셋째, 중국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동북아시아 전략환경에서 미군의 선택권을 확대한다 등이다.
한미동맹으로 한반도를 지키면서도 중국 등 복합적 위협에도 대비한다는 의미다.
◆한반도, 새로운 강대국 경쟁의 핵심 전장
미 8군이 전쟁 수행의 총체적 계획인 캠페인 전략을 한반도에서 동북아시아로 확대하려는 이유는
이 지역의 안보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과거엔 미 8군이 주로 북한의 핵무기와 재래식 군사 위협을 중심으로 대비하면 됐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부상으로 안보환경의 성격이 크게 변화했다.
이 지역이 새로운 강대국 경쟁의 핵심 전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중국과 소련의 도움과 북한이 기획해 벌인 6.25 전쟁 직전의 한반도와 유사한 분위기다.
미 8군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안보질서를 약화하고,
중국의 이해관계가 지배적인 지역질서 구축을 꾀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목적은 단순한 영토 확장에 그치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이 ▶역내에서 미국의 영향력 약화 ▶미국의 동맹 방위공약에 대한 신뢰성 훼손
▶제1도련선 내 미군의 군사개입 억제 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일부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무력화하기 위한
A2/AD(반접근·지역거부)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미 8군은 평가하고 있다.
A2/AD는 미 해·공군이 제1도련선 안쪽으로 진입하지 못하게 하고,
그래도 들어오면 미사일 등으로 격파한다는 중국의 전략이다.
◆대만 해협과 한반도 안보가 연계
더 심각한 문제는 대만 해협과 한반도 안보가 연계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 미 8군은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의 미래 안보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만 통일 목표와 무력 사용 가능성이 동북아시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 8군은 캠페인 전략 보고서에서 “중국의 대만 군사행동이 인도·태평양 전역의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으며,
그에 앞서 북한이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중국이 대만을 통일하기 위해 군사행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북한이 한국을 위협하거나 공격해
미군의 전력을 분산시키는 상황도 상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과 한반도 안보 관계를 분석한 여러 소식통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4가지 시나리오가 나온다.
1. 대만이 위기에도 한반도는 안정 2.대만 위기 속 북한의 국지 도발 3,대만 전쟁과 함께 북한의 대규모 공격
4, 북한의 대남 침공 전쟁과 함께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군사적 압박 이 더해질 경우 등이다.
이 시나리오에서 주목할 상황은 두 번째와 세 번째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고 해서 북한이 한국에 대해 반드시 전쟁을 시작한다는 근거는 없다.
그러나
대만에 위기 또는 전쟁이 발생할 경우, 북한이 미국의 전력을 분산시키는 기회로 판단해
군사적인 긴장도를 높일 가능성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8월 UFS 연습, ‘한반도 방위 + 동북아 작전 연결’ 시도
한반도 안보와 대만해협 위기가 서로 얽힐 가능성에 대비해 미 8군도 작전적 관심을 한반도에서
동북아시아로 확대하고 있다. 말하자면 미 8군은 북한만을 상대하는 지상군이라는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
중국을 중심으로 한 강대국 경쟁을 중요한 전략환경으로 받아들이고 있
다고 한다.
특히 한국은 중국이 최후 방어선으로 상정하는 제1도련선의 북쪽 끝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8군은 한반도 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중국의 역내 군사적 영향력 확대에도 대응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 8군은 한반도 방위 임무를 유지하면서도 동북아시아에서 작전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다고 한다.
미 8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다.
지난 8월 한미연합훈련인 UFS 연습은 과거처럼 북한을 단순히 격퇴하는 한반도 시나리오에서 벗어나,
한반도 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도 동아시아 지역 내에서 미군 작전과 연결되는 군수·기동·지원 훈련을 시도했다고 한다.
캠페인 전략에서 미 8군은 세 가지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전력태세(posture)를 작전 상황에 따라 확대할 수 있도록 병력과 장비를 배치하고
▶미 8군과 한미동맹을 드론·무인체계·정밀타격·방공·지휘통제 통합 등을 중심으로 현대화
▶평시에도 동북아시아에서 유리한 전략적 위치를 확보하겠다 등이다.
◆미 육군 전쟁 수행 새 지침, 동아시아 방위에 집중
미 8군의 작전전략 변화에 맞춰 미 육군도 ‘How the Army Fights’라는 새 전쟁수행 지침을 올 10월 마련했다.
이 지침은 중국군을 최우선 위협으로 설정하고 있다. 또 중국이 미국의 (한반도 등) 증원군 접근을 차단하는
상황에서도 전쟁 초기부터 싸우고, 장기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미 육군 전체를 재편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 지침은 중국과 같은 강력한 적과의 전쟁에 대비해 전방에 전력을 배치하고,
전쟁 초기부터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한다.
또 우주·사이버·전자전·정찰·AI·정밀타격을 결합해 적의 방공망과 지휘통제망을 무력화한다.
이를 통해 2개 적대국(예: 중국과 북한)의 협력을 차단하거나 전쟁을 조기에 진화할 수도 있다.
이런 지침에 따라 미 육군은 태평양과 서반구에 군사력을 우선 배분하고, 유럽의 재래식 방어는
동맹국(NATO 회원국)의 책임을 확대한다고 적고 있다.
말하자면 유럽은 재래식 위협에 대해선 스스로 지키고, 미국은 동아시아 방위에 집중한다는 의미ㅇ야
◆전작권 전환, 남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반도는 중국의 전략 확대에 따라 안보 여건이 매우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중국은 대만 통일과 함께 영향력을 동아시아 전체로 확대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북한의 한국에 대한 위협이
대만 문제와 상호작용 할 가능성 크다는 게 미 8군 캠페인 전략과 미 육군의 전쟁 수행 지침의 시각이다.
북한이 군사적으로 한국을 위협하더라도 우리의 눈은 북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중국의 발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동시에 점검하면서 북한 위협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미군이 각각 우수한 무기를 보유하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정찰위성, 조기경보레이더, 정찰기, 드론, 전자정보와 사이버 등에서 수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이 정보를 지휘관이 대응을 결정해 필요한 타격 또는 방어수단과 신속하게 연결해야 한다.
특히 한·미 간 실시간 정보공유와 공통작전상황도 유지, 전자전·사이버 공격받아도 작동하는 지휘통제체계,
탐지에서 결심·대응까지 걸리는 시간 단축 등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대응은 물론,
북한군의 공격 속에서도 아군을 보호하면서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하루빨리 회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전작권 조기 전환을 언급할 때 사용하는 용어는 ‘자주’이며,
뒷배경 사진에는 핵추진잠수함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이 연계된 복합적인 군사위협에 ‘자주’라는 구호와 ‘핵추진잠수함’만으로 방어할 수는 없다.
‘자주’라는 자존심과 핵무기가 탑재되지 않은 핵추진잠수함으론 북한과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위하기 어렵다.
전작권 전환은 감상적인 희망 고문으로 추진할 일이 아니다.
국민의 생사와 국토의 안위가 걸린 중대한 문제다.
미 8군의 캠페인 전략과 미 육군의 전쟁 수행 지침이 이 시기에 왜 새롭게 나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