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한 강훈식 비서실장을 바라보고 있다. /
연합
청와대가 21일 법무부 장관 후보에서 사퇴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성추행 등
추가 의혹을 ‘가십(gossip)’으로 표현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김 의원의 전직 보좌진이 청와대에 제출한 탄원서엔 성추행·음주운전·경기도당 회계부정·보좌진 폭언 의혹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 하나가 엄중한 사안으로 사실 규명이 필요함에도 청와대가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청와대에서 김 의원의 의혹에 관한 탄원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할 책임이나 의무는 없다"며 "인사권으로 답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는 인사권으로 답하고 인사권에 대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기관"이라며
"지금은 더 이상 후보자에 대한 인사권이 남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는 청와대 입장에서는 가십인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이 물러났기 때문에 더 이상 대답할 책임이 없어졌다는 인식이다 .
그러나 김 의원을 둘러싼 추가 의혹이 법무부 장관 후보직 사퇴의 결정적 이유가 됐다면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청와대는 관련 내용을
국민 앞에 설명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아닌 일반 의원으로서도 부적절한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는 마당에 이 같은 태도는 오히려
책임 방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의원 인사청문보고서가 민주당 주도로 채택되고, 임명이 사실상 기정사실화 됐다가 돌연 사퇴했는데도
청와대는 아직 그 경위에 대한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내세우는 ‘국민 주권’과 역행된다.
인사 부실 검증 논란이 거세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국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하지 않았나"라며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8·30 개각’에 따른 후보자들의 여러 의혹이 제기된 데다 김 의원을 둘러싼 추가 의혹 논란까지 불거지자 강 실장이 총대를 메고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강 실장은 고위공직자 인선을 책임지는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대통령의 사표 수리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용범 전 정책실장도 그만뒀고, 강 실장까지 청와대를 떠난다면 3실장 중 두 자리가 비게 된다.
강 실장의 사의에도 인사 파동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강 실장 사의에 대해 ‘꼬리 자르기’라며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성남·경기 라인’이 인사 배후라고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 인사 파동에는 민주당도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에 대해 김민석 대표는 "지켜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치켜세우고, 청문보고서 채택을 밀어붙였다.
민주당 지도부가 김 의원 추가 의혹 탄원서를 사전에 인지했다는 설도 있다.
그런데도 사과 한마디 없이 개헌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