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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찐명도 계산기 두드린다 … '脫이재명' 화약고 된 서울 민심
알타이21
202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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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명도 계산기 두드린다 … '脫이재명' 화약고 된 서울 민심
오창균 선임기자
뉴데일리 2026-09-13
TK보다 더 얼어붙은 서울 … 李 지지율 하염없이 추락
총선 앞두고 휘청이는 민심 … 대통령 곁마저 흔들린다
선택적 엄호 … 용혜인 손절한 與, 김승원은 철벽 수비
"추미애 하극상 안하무인" … 정치공학 셈법 시작된다
▲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숫자가 정치공학(政治工學)으로 바뀌는 때가 있다.
지지율이 몇 퍼센트(%)냐가 아니라, 그 숫자를 보고 누가 누구에게서 등을 돌릴 준비를 하느냐의 문제다.
권력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대통령의 이름이 더는 득표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시작하면, 계산기는 저절로 두드려진다.
대통령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면, 정권 창출 지분(持分)을 가진 여권 인사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 때부터 위아래도, 동지도 사라진다.
불과 얼마 전까지 대통령의 이름을 앞세워 이익을 챙기던 이들이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위해 서로를 밀어내는
진흙탕 싸움이 벌어진다. 나눠 가질 때는 협력의 언어를 쓰던 권력이, 잃을 때가 되면 각자의 언어로 흩어진다.
11일 발표된 여론조사가 바로 그 문턱을 가리키고 있다.
한국갤럽이 8~10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 1,0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9.4%,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38.0%로 나타났다.
3주 연속 하락, 취임 후 최저치다.
갤럽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이뤄진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통상 자동응답(ARS)보다 전화 조사에서 높게 집계돼왔는데 이 방식에서도 지지율이 30%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지역별로 뜯어보면 서울에서 낙폭이 유독 컸다. 9%포인트나 빠지며 29.0%로 추락했다.
여권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는 40대조차 등을 돌렸다. 45.0%, 10%포인트나 빠진 수치다.
같은 날 나온 뉴데일리 발표는 하락폭이 더욱 가팔랐다.
리서치웰이 9~10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 1,001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2.7%,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긍정평가가 직전 조사보다 5.3%포인트 급락한 33.1%로 나타났다.
서울(30.6%)은 20%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경제학에는 경기선행지수(景氣先行指數)라는 용어가 있다.
앞으로의 경기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작성되는 지표다. 수개월 뒤의 방향을 가늠하는 데 쓰인다.
한국 정치에도 전국적 민심이 움직이기에 앞서 먼저 신호를 보내는 곳이 있다
. 바로 서울이다.
지난 6·3 지방선거 기준 서울의 유권자는 약 832만명, 전국의 18.6%로 경기도 다음으로 많다.
규모의 문제만은 아니다. 어느 진영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최대 승부처인 데다,
집값과 경기 같은 민생 변수에 다른 지역보다 먼저,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전국 민심의 방향이 바뀌기 전, 서울에서 조짐이 가장 먼저 감지된다.
그 서울에서 현재 경고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오른쪽)가 13일 자진 사퇴하면서 국민들의 시선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민심이 요동치는 원인은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결국 한 방향으로 흐른다.
반전을 위해 꺼낸 2기 개각 카드는 오히려 인사 참사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여기에 발표와 번복을 오가며 신뢰를 잃은 부동산 세제 개편,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맞물리며 파동(波動)이 커지는 모양새다. 장관 후보자들의 부동산 논란이 가관이다
. 비거주 1주택 보유부터 영끌 매수, 단타 매매까지 다양하다. 자승자박(自繩自縛)이다. 정부는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타파하겠다"며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세금·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해왔다.
이러한 논란들이 겹치고 겹치면서 개각은 반전 카드에서 자충수(自充手)가 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용혜인 손절 사태'는 뭉쳐 있던 범여권이 다시 쪼개지는 자중지란(自中之亂) 케이스다.
지지율 추락 속에서 민주당이 정치적 동지를 밀쳐낸 손절 사태로 요약된다.
13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자진 결단 요청을 수용했다"며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비선(祕線) 배후 의혹과 의원 겸직 논란 속에서 민주당은 연일 국민들의 눈높이를 거론하며 결단를 압박해왔고,
용 후보자는 지명 2주 만에 사퇴를 선택했다. 뜨거운 민심에 화들짝 놀란 민주당이 결국 버티던 용 후보자를
손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 쪽으로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를 강조해온 김승원 후보는 제넨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주가 조작 의혹, 가족 인건비 특혜 의혹 등으로 인사청문 정국의 최대 뇌관(雷管)으로 부상했다. 김 후보자 지명이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 하지만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김 후보자를 '지켜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치켜세운다.
용혜인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권유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정치에는 경험칙(經驗則)이 하나 있다.
민심은 기울 때보다 다시 잡을 때 훨씬 더딘 법이다.
2021년 3월 문재인 정부의 궤적이 지금과 많이 닮아있다.
조국 사태 이후 쌓여온
공정성 논란은 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폭발했다.
서울이 크게 흔들렸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이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서울시민 응답이 60%대까지 치솟았다.
전국 지지율은 30%대로 무너졌다.
문재인 정부를 빗대 '일모도원(日暮途遠), 해는 지는데 갈 길은 멀다'는 말이 나왔다.
3주 뒤 민주당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다만 이때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4년 차, 이미 권력이 저물던 시점이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제 겨우 취임 15개월이다. 해가 중천에 떠 있어야 한다.
▲
이재명 대통령이 추미애 경기지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여권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충돌 시계가 예상보다
빨리 돌 수 있다"는 말이 돈다.
여당 정치인들이 대통령과 거리를 둘수록 자신의 입지가 안전해진다고 저울질하는 순간, 정치공학적 셈법은 이내 달라진다.
균열은 자연스럽게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먼저 시작된다.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에 이어 최근 추미애 경기지사의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그는 12일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과 관련, "검찰 개혁은 미진했고 내란 세력을 완전히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자 여당 내부에선 "하극상(下剋上)", "안하무인(眼下無人)",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추 지사에 이어 68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대통령을 홀로 비맞게 하는 광경인 것 같아 보기 민망하다"고 했다.
"이재명은 내가 키운 말 잘 듣는 동생"이라고 주장해온 추미애 지사조차 대통령을 직격했다.
이제는 친명·찐명으로 뭉쳐 있던 세력 중 누가 대통령 곁에 남고, 누가 발을 빼는지 갈리기 시작하는 국면이다.
대통령의 지지율과 함께 가라앉는 동반 하락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황급히 선을 긋는 현상은 과거와 비슷한 형태로 나타난다.
시험대는 이미 코앞이다. 당장 15일부터 논란의 장관 후보자들이 국회 인사 검증대에 오른다.
청문회 성적표에 따라 계산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여기서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멈추지 않는다면, 다음 목적지는 2028년 4월 총선이다.
아직 1년 반 넘게 남은 일정이지만, 공천권을 놓고 다투는 계파와 의원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간다.
'2028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생각인가'를 묻는 리서치웰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이 47.5%
, 더불어민주당이 32.6%를 기록했다.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14.9%포인트다.
숫자 하나로 정권의 운명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경기선행지수가 그렇듯, 위기도 본격화되기 전에 먼저 소리 없이 움직이는 법이다.
지금 서울이 보내는 빨간불 신호를 청와대가 민생의 무게로 받아들일지,
정치공학의 언어로 들을지, 선택이 다음 국면을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오창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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