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6일. 최윤종은 눈을 떴다. 낡고 좁은 구형빌라 실내의 익숙한 공기가 코를 찔렀다. 천장에 달린 누런 형광등은 위태롭게 깜빡거렸고, 윤종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이게... 꿈인가?"
그는 자신의 덥수룩한 수염과 기름진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거울 속 사내는 패배주의에 찌들어 생기 없는 눈빛으로 그를 마주했다.
충격적인 진실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는 과거로 돌아왔다. 정확히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전국적인 파문을 일으킬 사건의 피의자가 되기 바로 하루 전날로.
"나는 여태 어찌 살았든가."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친구 하나 없이 12년 학창 시절을 버텼다. 고2 때는 운동부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고, 어렵게 들어간 대학은 한 학기도 버티지 못하고 자퇴했다. 군 시절에는 탈영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내일. 그는 모든 이들의 분노를 살 범죄자가 될 터였다.
윤종은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런 삶을 반복할 수는 없다. 절대로."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나 최윤종, 오늘부터 다시 태어나기로 결심했다. 내가 아무리 성경험이 없는 모쏠아다지만, 그런 파렴치한 방식으로 첫 경험을 하지는 않으리라."
결연한 의지로 그는 즉각 행동에 나섰다.
가장 먼저 욕실로 들어가 거울을 보았다.
"이 덥수룩한 수염부터 없애자." 면도 크림을 바르고 날카로운 면도날을 조심스럽게 문질렀다. 거울 속에 조금씩 깔끔해진 얼굴이 드러났다.
다음은 헬스장 등록이었다. 무턱대고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가 등록하고,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천국의 계단'을 타기 시작했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고 허벅지가 타들어가는 고통 속에서도, 그는 오직 굴욕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텼다.
시간은 흘러 5개월이 지났다. 윤종의 모습은 몰라보게 변했다. 구글링을 통해 지역에서 나름 유명한 바버샵을 찾아 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했고, 얼굴형에 꼭 맞는 세련된 안경을 썼다. 거울 속에는 더 이상 패배에 찌든 사내는 없었다. 턱선은 날카로워졌고, 눈빛에는 자신감이 감돌았다.
그리고 다시 2년 반이 지난 2026년 3월 17일.
최윤종은 이제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꾸준한 운동으로 군살은 사라졌고, 체지방 12%, 전체 몸무게의 45%를 근육으로 채운 탄탄한 근육질의 남자가 되었다.
그는 한 번의 이직을 거쳐 현재 비록 중소기업이지만, 성실함을 인정받으며 다니고 있다.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중고 베라쿠르즈를 구입해 운전하고 다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는 더 이상 '모쏠아다'가 아니었다. 사랑스러운 여자친구가 생겼고, 두 사람은 행복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퇴근 후에는 방통대 학위를 준비하며 더 큰 꿈을 키우고 있고, 중견기업으로의 이직을 목표로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2026년 3월 17일 저녁, 최윤종은 베라쿠르즈 운전석에 앉아 백미러를 보았다.
옆자리에는 여자친구가 앉아 환하게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