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란을 전격적으로 공격하면서 이란의 우호 세력이자 이란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인 중국을 압박하는 효과도
노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중국과 밀착하는 베네수엘라를 올해 초 타격해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 한 것처럼,
이번 공습 역시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란은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핵심 멤버이며, 중국 ‘일대일로’(현대판 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도
중동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2023년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을 국빈 방문한 에브라힘 라이시 당시 이란 대통령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은 그동안 중국과 이란의 원유 커넥션에 주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시장조사기관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하루 평균 약 138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다.
이란의 해상 원유 수출 물량 가운데 80% 이상을 담당하는 최대 구매국이다.
중국의 전체 해상 원유 수입에서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3.4%이며, 중국 원유 수입량의 약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중국 전체 원유 정제 능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산둥성의 민간·중소 정유사들이 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맡아왔다.
중국은 이란을 비롯해 제재 대상 국가에서 저렴한 가격에 원유를 들여와 제조업 원가 경쟁력을 높여왔는데,
이란산 원유 공급까지 끊기면 이 전략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해협 봉쇄 등으로 위험이 커질 경우 물류 차질과 보험료 상승, 운임 급등 등이 에너지 수입 단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또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지난해 해상 원유 수입량 중 약 4.5%를 베네수엘라에서 수입했는데,
지난 1월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로 이 역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미국 싱크탱크 에너지연구소(IER)는 최근 보고서에서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이 축출되고 이란의 정치적 미래가 불확실해지면서
중국이 이점을 누리던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며 “이란에 영구적인 정치적 변화가 일어날 경우 중국은 안정적이고 저렴한 석유 공급원을
하나 더 잃게 된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에 비해 전략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미국의 이란 공격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1일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주권 국가 지도자를 살해하고
정권 교체를 선동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은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준수하고 국제관계에서 무력 사용에 반대해 왔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도 별도 입장문을 통해 “이란 최고 지도자를 공격·살해한 것은 이란의 주권과 안보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단호히 반대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다만 중국측은 미국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둔 시점인 만큼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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