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는 곡물과 야채 뿐이라 늘 허기졌지만
필요 이상으로 부른 배가 병을 부를 걱정은 없었고
할 거리라곤 15년도 더 된 동구권 고전게임 뿐이지만
그 친숙함 속에서도 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
몸 누일 자리는 좁은 간이식 침대가 고작이지만
그녀와 살을 맞댈 수 있었던 그 공간이 참 좋았지
그 행복감에 젖어 당장에 안주해버리는 인생을 살았지만
무절제하고, 아무렇게나 휘둘리는 지금이라고 나을 바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요근래 부쩍 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