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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미국 11월 중간선거, 중국만이 트럼프 도울 수 있다?
공정성장
202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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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의 차이나 워치] 트럼프 2기 미·중 관계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마친 뒤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2025년은 시진핑의 승리’ ‘트럼프가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미·중 관계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지난해 초 트럼프 미 대통령 귀환 시엔 전혀 상상도 못하던 이야기다. 145% 대중 관세 몽둥이를 휘두르던 미국의 기세는 어디로 갔나. 자신감 뿜뿜의 중국에선 미국과의 ‘대타협(grand bargain)’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트럼프 2기의 대중 정책이 초반 큰 수정을 겪는 모양새다.
재출발할 때는 1기와 같은 강경 모드였다. 수단도 관세로 같았다. 트럼프의 생각은 단순하다. 중국의 발전은 주로 수출에 의존한다. 국가별로 볼 때 미국이 중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미국이 관세 카드를 꺼내면 중국은 당할 수밖에 없다. 또 중국은 보복 수단도 별로 없어 미국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없다. 미국이 찍어 누르면 중국은 따를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1기 때도 승리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트럼프의 계산은 지난 1년간 중요한 변화를 거친다. 크게 세 단계라고 우신보(吳心伯) 중국 푸단(復旦)대 국제문제연구원 원장 겸 미국연구센터 주임은 말한다. 첫 번째는 싸우면서 친해지는(不打不相識) 과정이다. 2025년 1월부터 미·중 무역 담판이 시작되는 5월까지다. 이때 트럼프는 우선 펜타닐 관세, 상호관세, 보복 관세 등으로 대중 관세를 145%까지 올리는 강수를 둔다.
이쯤 되면 중국이 백기를 들어야 하는데 웬걸, 중국은 끝까지 상대해 준다(奉陪到底) 전략으로 맞선다. 대미 보복관세와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그리고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중국의 반격에 준비가 돼 있지 않던 미국은 부득불 대화를 모색한다. 두 번째 단계는 5월 제네바 회담에서 10월 쿠알라룸푸르 담판까지로 다섯 차례 만남이 이뤄지는 데 이 시기 특징은 서로 때리면서 대화하는(打打談談) 것이다.
트럼프, 바이든과 달리 이념 경쟁은 지양
싸움은 9월 말 미 상무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 대상을 늘리자 발끈한 중국이 10월 초 강력한 희토류 통제에 나서며 절정으로 치닫는다. 세 번째 단계는 10월 말 트럼프·시진핑 부산 정상회담에서 현재까지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처음 대면한 두 사람은 결국 무역 합의를 이루는데 서로 손을 잡고 화해한(握手言和) 것이다. 양국 관계가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일단 더 나빠지지는 않게 됐다.
시진핑이 물러선 게 아니라 트럼프가 양보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이 환호하는 배경이다. “미국이 정책 조정을 한 것은 중국의 굴기가 없었다면 생기지 않았을 일”이라고 중국 상하이외국어대학의 걸출교수(傑出敎授) 황징(黃靖)은 말한다. 중국의 국력이 일취월장해 미국의 대등한 경쟁자(peer competitor)로 올라섰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이야기다.
황징은 중국의 굴기에 따라 미국이 갖고 있던 패권의 4대 기둥 가운데 세 개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이데올로기. 미국은 오랜 세월 자유와 민주, 인권의 보루 역할을 했지만 트럼프는 이런 걸 거추장스럽게 느낀다. 두 번째는 첨단 기술. 딥시크 충격이 말하듯 미국의 독주는 어렵다. 세 번째는 군사 패권인데 이 역시 거대한 충격을 받았다. 그렇지 않으면 서반구로 물러설 리 없지 않느냐는 논리다.
마지막으로 남은 건 달러 패권인데 이 역시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황징은 주장한다. 반면 중국은 미국과의 전략 경쟁 속에서도 착실한 성과를 냈다. 트럼프가 석탄과 석유 등 구시대 에너지로 돌아갈 때 중국은 전기차 등 청정 에너지를 말한다. 인류의 미래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미국은 퇴장하지만 중국은 적극적으로 참가 중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국제 여론 흐름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나 2025년 여름부터는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고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긴 지난달 국내 여론 조사에서도 시진핑 주석에 대한 호감도(21%)가 트럼프 대통령(19%)을 미세하긴 하지만 앞서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으니 말이다. 트럼프 정부는 2025년 1년 동안 중국과 겨뤄본 뒤 최근엔 전략적 후퇴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이를 짐작케 하는 대표적 문건이 지난해 12월 발표된 미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다. 여기에서 중국에 부정적인 어휘는 찾아보기 어렵다. 과거 자주 등장하던 ‘중국 위협’이나 ‘중국 도전’ 등의 표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단지 경제 부분에서 ‘경쟁(competition)’ 정도의 단어가 나타난다. 특히 지역의 우선 순위에서 서반구를 첫 번째로 꼽아 중국에 대한 전략적 압박의 강도가 상당히 낮아졌다.
또 이념을 문제삼지 않고 중국과의 경쟁을 경제 기술분야에 집중시키고 있다. 이 정도면 중국은 한시름 놓을 수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자신감이 상승한다. 우신보는 앞으로 미·중 관계의 의제 설정에서 과거엔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도했던 패턴은 약화하고 중국의 목소리가 점차 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미·중 간 3차 대타협의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게 우신보의 주장이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중 사이엔 두 차례의 대타협 시기가 있었다. 첫 번째 전환점은 1972년 닉슨 미 대통령의 방중이었다. 당시 미국은 소련의 팽창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억제 정책을 버리고 화해를 추구했다. 이는 냉전이 종식되며 와해됐다. 두 번째는 1990년대 중기다. 당시 클린턴 정부는 굴기 중인 중국을 수용해 중국 경제의 현대화를 지지했다.
이런 흐름은 2017년 트럼프 1기가 시작하며 무너졌다. 미국이 중국을 수정주의 국가로 지목하며 전략적 경쟁자라 규정한 것이다. 바이든 시기엔 중국을 가장 중대한 도전자라 칭하며 인권 등 이념과 체제, 군사 등 다방면에서 압박했다. 공급망에서는 디-리스킹(위험 회피), 첨단 기술 면에서는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small yard high fence)’ 구호가 보여주듯 통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트럼프 2기는 3차 대타협을 이룰 수 있는 독특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게 우신보의 인식이다. 미·중이 서로 안정된 관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바이든과 달리 미·중 경쟁에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싸움이라는 성격을 부여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또 시진핑을 정치적 강인(强人)이라고 칭찬하며 세계를 미국과 중국, 러시아 3대 대국의 구도로 보고 이들 간의 충돌을 피하려 한다.
“닉슨·클린턴 때처럼 대타협 시기 올 수도”
이는 중국의 입장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대타협의 목표는 미·중 간 동반자 관계 수립은 아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연말에 밝혔듯이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윈윈(win-win)의 삼원칙이다. 경제와 안보에서 복숭아를 받으면 자두로 답례하는 것(投桃報李)과 같이 서로 주고받을 게 많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국력이 강해졌기에 줄 게 더 많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타협이 쉬운 건 아니다. 현실주의 이론가 옌쉐퉁(閻學通) 중국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 명예원장은 대타협은커녕 휴전도 아니라고 말한다. 부산 미·중 정상회담은 그저 경쟁이 전쟁으로 비화하는 걸 막은 수준이라는 거다. “트럼프 정부는 계속해서 중국의 과학기술과 산업진보를 억제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며 “중·미 관계의 본질은 경쟁이고 협력은 주류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적어도 올해만은 대타협 분위기가 우세하다. 트럼프·시진핑 회동이 많을 경우 네 번이나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4월 트럼프 방중, 8~9월 시진핑 방미, 11월 중국 선전 APEC 개최, 12월 미 플로리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등 미·중 정상이 만날 기회가 많다. 특히 트럼프는 11월 미 중간선거가 중요한데 이때 트럼프를 도울 수 있는 건 중국뿐이라고 황징은 말한다.
선거에 도움이 되는 미국의 콩과 옥수수, 석유 등 에너지를 대거 구매할 유일한 나라가 중국이라는 이유에서다. 미·중 틈바구니 속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직까지는 베트남의 대나무외교(竹子外交) 만큼 좋은 걸 찾기 어렵다. 뿌리는 굳고(根堅) 몸은 튼튼하며(身實) 가지는 유연한(枝柔) 대나무 닮기다. 원칙(뿌리)은 흔들리지 않되 수단(가지)은 유연해야 한다. 각국과 친하되 편 먹는 건 조심해야 한다. 흑이 아닌 게 곧 백은 아닌 시대에 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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