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실존 인물이나 단체의 성격, 성향, 관계, 사건 등은 실제의 것과 일체 관계없는 가상으로 꾸며진 이야기입니다.
컴백을 이틀 앞둔 밤이었다.연습실의 불은 꺼지지 않았고, 음악은 멈춘 채였다.
벽을 가득 채운 전신 거울 앞에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
숨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하연과 채원은 거울을 보며 동작을 되짚고 있었다.하연이 바닥에 앉아 물을 마시다 말고 일어섰다.
하연-한 번만 더 볼까?
채원-각만?
하연-응.
두 사람은 거울 앞에 섰다.어깨 간격은 의도보다 조금 좁았다.
하연-여기서 다리각이 조금 달라.
채원-이 각도?
하연-조금만 옆으로.
채원이 한 발 옮기자, 거울 속 라인이 정확히 겹쳤다.
채원-됐어??
하연-…잠깐.
하연은 거울속 채원을 바라보다 이내 살짝 앞에서있는 채원의 뒷모습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묶어 올린 포니테일 넘어로 땀에 젖어 매끄러운 목선이 보였다.
채원-왜 멈춰?
하연-움직이지 마봐.
채원-너 지금 거울 보는 거 아니지.
하연-아니. 각도 보고있어.
채원-근데 왜 나만 보는 것 같지?
하연은 얼굴에 조금 홍조를 띄고 헛기침을 했다.
하연-흠... 흠... 다시 가보자.
동작이 시작되자 호흡이 자연스럽게 맞았다. 하연이 너무 다가오는 바람에 두 사람은 닿을듯이 가까웠다.
채원-야, 우리 너무 붙어 있어.
하연-안 붙어 있으면 라인 깨져.
채원-이렇게 너무 붙어 있어도 문제야.
하연-알아.근데 지금은… 이게 좋아.
채원은 힐끗 하연을 봤다. 땀에 젖은 머리칼이 붉게 상기된 뺨과 목에 달라붙어 묘한 느낌이 들었다.
채원은 심장이 조금 빨리뛰었다.
채원-뭐가 좋다는 건데.
하연-너랑의 궁합이랄까?
채원-궁합....?
하연의 애매모호 한 말에 채원의 귀가 순간 붉게 물들었다. 어색한 공기가 연습실을 채워나갔다.
채원-이상한 소리 하니까. 무대보다 여기서 더 긴장되잖아.
하연-나도.
채원-카메라도 팬들도 없는데.
하연-그래서 더.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거울 속 두 사람은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지만, 의식은 서로에게 쏠려 있었다.
채원-규칙 하나 만들자.
하연-뭔데.
채원-거울 말고 서로 보지 않기.
하연-그거 힘들 것 같은데.
채원-프로잖아.
둘은 시선을 거울에 고정했다. 거울로 보여지는 서로의 전신.
연습복이 땀에 젖어 몸에 달라붙어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하연-…이거 더 신경 쓰여.
채원-그러네.
하연이 고개를 돌렸다. 시선이 마주쳤다. 동시에 두 사람은 무엇을 갈구하는지 깨달았다.
하연이 살짝 채원에게 밀착해왔다.
채원-하연아.안돼 연습실이야.
하연-알아.
채원-우린 현역이고.
하연-알고있어.
채원-곧 컴백이니까 조금만 참고...
하연은 웃었다.
하연-푸흐흐 뭘 참아?
채원-어?
하연-뭐가 안돼고 뭘 참아? 혹시 뭔가 기대한거야?
채원은 하연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채원-아니... 아무 것도...
하연의 몸이 채원에게 더 밀착해왔다. 봉긋한 가슴이 채원의 팔에 감겨오고 이내 달콤한 땀냄새가 채원의 코끝을 마비시켰다.
하연-…이 시간엔 아무도 안올거야. 기대한거 잔뜩할까?
채원-하연아...
하연이 채원을 끌어 안았다. 서로의 가슴이 답답하게 눌러와 숨이 가파온다. 두근대는 심장소리가 너무 커 하연에게 들릴까봐 부끄러움도 같이 밀려온다.
하연-채원아 엄청 두근거리네?
아니나 다를까 하연이 채원을 놀렸다.
채원-시끄러워...
하연-슬슬 할게.
불은 그대로 켜져 있었고,이내 연습실 거울에선 두 사람이 마치 한 사람처럼 보였다.
채원-헤으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