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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중·러, 이념과 국경충돌 잊고 신 밀월관계 돌입
늘탱이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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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임팩트=박시연 기자]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단순한 동맹이나 적대의 구도로 설명하기 어렵다. 두 국가는 지난 세기 내내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협력과 갈등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지난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은 또다시 두 나라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세계에 과시한 장면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냉전 시절의 갈등과 협력=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소련(러시아)은 중국의 후견인 역할을 자처하며 대규모 경제·군사 원조를 제공했다. 그러나 1950년대 말 이념 갈등과 국경 분쟁으로 양국은 급속히 멀어졌다. 1969년 우수리강(珍寶島) 충돌은 중·소 간 무력 충돌의 상징적 사건이었다.
이후에도 관계는 긴장과 해빙을 반복했다. 1989년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베이징 방문을 계기로 화해가 이루어졌고, 2001년 푸틴과 장쩌민은 ‘중·러 우호조약’을 체결해 협력의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에너지·영토·중앙아시아 영향력 문제에서는 여전히 경쟁이 이어졌다.
◇서방과의 갈등으로 다시 밀착=오늘날 양국의 밀월은 공통의 ‘적’에 의해 사실상 강요되다시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서방의 압박이 중국과 러시아를 자연스럽게 한 축으로 묶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례 없는 제재로 경제적 고립에 직면했고, 중국은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제적 우군’ 확보가 절실해졌다.
베이징 전승절 행사에서 시진핑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나란히 열병식을 주재한 장면은 이러한 배경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군사·경제적 이해관계=러시아는 에너지와 군사 기술을 제공하고, 중국은 거대한 시장과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서방의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 에너지가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중국은 러시아와의 무역을 통해 안정적 자원 공급선을 확보하고 있다.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는 최근 분석에서 “중·러는 상호 신뢰라기보다 서방 견제를 위한 전술적 연합(tactical alignment)에 가깝다”며 “양국이 공통의 적을 공유하는 한 협력이 지속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이해 차이로 균열이 재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포린 폴리시는 “중국은 러시아의 군사적 부담을 완전히 떠안을 의지가 없으며, 러시아 역시 중국의 경제적 종속을 경계한다”며 “이번 밀월은 단단한 동맹이라기보다 상황적 공생 관계”라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만들어낸 신 밀월관계 언제까지 지속할까=역사는 반복된다. 과거 중·소 분열이 보여주었듯,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은 영속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두 국가는 서로에게 ‘필요한 파트너’임이 분명해 보인다. 전승절을 계기로 나타난 급속한 밀착은 세계 질서의 새로운 균열선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동북아 안보 지형에 중대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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