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기원설은 석유가 생명체의 유기물에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지구 내부의 깊은 곳에서 무기물로부터 생성된다고 주장합니다. 이 가설을 주도적으로 주장했던 인물은 러시아의 과학자들과 미국의 천문학자 **토마스 골드(Thomas Gold)**입니다. 그의 이론을 **'심층 지구 가스 가설(Deep Hot Biosphere)'**이라고도 부릅니다.
1. 생성 원리: 멘틀에서의 화학 반응
무기기원설에 따르면, 지구 깊은 곳의 맨틀에는 탄소와 수소가 풍부하게 존재합니다. 이 물질들이 맨틀의 고온, 고압 환경에서 물과 반응하여 탄화수소(석유)를 생성한다는 것입니다. 이 반응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습니다.
금속 탄화물 + 물 → 탄화수소 + 금속 산화물
이렇게 생성된 탄화수소는 지구 내부의 압력에 의해 지각의 균열을 따라 지표면 근처로 이동하며, 이 과정에서 석유가 모여 유전이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2. 주요 주장과 근거
깊은 지층에서의 석유 발견: 베트남의 '흰 호랑이' 유전처럼 해양 생물이 살기 어려운 깊은 화강암층에서 석유가 발견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무기기원설 지지자들은 이러한 석유가 유기물에서 유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고갈 유전'의 재충전: 일부 유전에서 석유를 채굴하여 고갈된 것으로 보였던 유전에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석유가 채워지는 현상이 관찰되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는 석유가 지하 깊은 곳에서 계속해서 공급되고 있다는 증거로 제시됩니다.
우주에서도 발견되는 탄화수소: 목성의 위성인 타이탄이나 다른 천체에서도 메탄과 같은 탄화수소가 풍부하게 존재합니다.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도 탄화수소가 생성된다는 것은, 석유 역시 생명체와 무관하게 생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주장입니다.
화석 지표(바이오마커)의 설명: 석유에서 발견되는 바이오마커는 석유가 생물학적 기원이라는 증거로 꼽히지만, 무기기원설 지지자들은 이 바이오마커가 석유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깊은 지층에 서식하는 미생물에 의해 오염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대다수의 과학자들은 무기기원설의 주장과 근거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설득력이 낮다고 반박합니다.
화학 반응의 한계: 실험실에서 무기물로부터 탄화수소를 합성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 과정은 상업적 규모의 유전을 형성할 만큼의 막대한 양과 다양한 종류의 석유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결정적인 증거 부족: '고갈 유전의 재충전' 현상은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입증된 바가 없으며, 다른 지층으로부터의 석유 이동이나 새로운 시추 기술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이오마커의 강력한 증거: 석유에서 발견되는 바이오마커는 생명체에서 유래한 유기물에서만 발견되는 복잡하고 특이한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단순히 오염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기에는 그 양과 분포가 너무나 일관적입니다.
지층과의 연관성: 현재까지 발견된 대부분의 상업적 유전은 해양 생물이 풍부했던 퇴적암층에 존재합니다. 이는 석유와 생물학적 기원이 깊은 연관이 있음을 시사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결론적으로, 무기기원설은 석유의 일부 현상을 설명하려는 시도로서 흥미로운 가설이지만, 석유가 화석 연료라는 유기기원설을 대체할 만큼의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석유를 유한한 자원으로 간주하는 것이 과학적 합의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