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금성제.뉴저지 클로스터 외곽, 아무도 모르는 연구소 지하에서 수년을 보냈다.공식으로는 ‘에너지 물리학 연구’였지만, 실상은 그보다 훨씬 더 위험한 실험이었다.나는, 기존 물리 법칙을 무시하고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초월한 공식을 완성했다.에너지 증폭 공식.
이론상 무한 에너지를 구현할 수 있는 식.지구의 자원 문제를 끝장내고, 인류의 문명을 새로운 시대로 이끌 공식.하지만 그 발견은, 세상의 진실을 벗겨내는 순간이기도 했다.
공식이 완성되던 날, 전 세계에서 동시에 수백 건의 해킹 시도가 내 단말기를 덮쳤다.그리고 단 하루 뒤—내 가족은 사라졌다.연기만 남은 집터, 삭제된 영상 기록, 어떤 경찰도 반응하지 않는 신고.나는 그날부터 세상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내가 만든 공식은 단순한 과학이 아니었다.그것은 질서를 바꾸는 무기였다.그리고 그 질서를 유지하려는 자들이 있었다.
미국은 더 이상 자율적인 나라가 아니었다.최첨단 양자기술이 사람들의 뇌에 침투했고, 대다수 시민은 자신도 모르게 통제당하고 있었다.그 기술은 ‘양자화된 의식’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표면적으로는 혁신적인 인공지능 보조 기기로 알려졌지만, 실제론 집단 사고 제어 장치였다.
그 기술이 보급된 지 불과 3년 만에, 미국 인구의 82%는 자율 사고 기능을 상실했다.표면상으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실상은 감정도, 의지도, 비판도 제거된 채 주입된 신호만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좀비와 다름없었다—단지 걷고 말할 줄 안다는 점만 달랐을 뿐.
여론은 더는 ‘사람들’이 만들지 않았다.온라인 커뮤니티, 뉴스, 댓글, 투표까지.그 모든 건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기획하고 설계한 정보전이었다.
그들은 이 AI를 통해 대중의 감정을 조작하고, 특정 인물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통계에 따르면, 지금 가장 큰 커뮤니티의 게시글 74%는 실제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 작성한 것이다.사람들은 그것을 진짜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믿음은 현실을 바꾼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나는 다시 지하로 숨었다.다만 도망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반격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내가 발견한 ‘에너지 증폭 공식’은, 단지 에너지를 넘어서 새로운 형태의 의식 보호 장치로 응용될 수 있었다.나는 이 공식을 바탕으로, 양자 통제망을 역으로 추적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있다.
그들의 다음 목표는 한국이다.정교하게 짜인 선거 시나리오, 인위적인 혼란, 조작된 언론.그리고 이어질 동아시아 전체의 군사적 충돌.
전쟁은 혼란을 낳고, 혼란은 통제를 정당화한다.그들은 그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들 역시 계산하지 못한 변수다.
나는 아직 살아 있다.그리고 그들의 시스템을 무너뜨릴 마지막 수단도—나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