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구심력을 잃고 해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엔 비명계가 ‘원칙과 상식’을 출범시키며 탈당 신호탄을 올렸고 여기에는 윤영찬 의원 같은 친낙계도 포함됐다.
윤 의원은 17일엔 "이낙연 전 총리도 우리들의 움직임을 알고 있다"고 알리며 분당이 조직적으로 추진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18일엔 2030 세대에 다가가겠다고 내놓은 현수막 문구가 오히려 ‘청년 비하’ 비난에 직면했다.
지역에선 이 대표에게 줄선 지역정치인들이 ‘이재명 특보’ 명함을 들고 비명계 현역을 저격하고 있다는 얘기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최근엔 한동훈-이동관 탄핵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흐지부지됐다.
당 안팎에선 "민주당의 잃어버린 1년"이란 냉소가 들린다.
그동안 이 대표와 민주당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만 몰두한 나머지 대여 투쟁능력을 상실하고 중앙당 차원의
총선 준비마저도 전무한 상태란 것이다.
침묵하던 이 전 총리는 18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를 직격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전 총리는 "대표의 사법문제가 민주당을 옥죄고 그 여파로 당의 도덕적 감수성이 퇴화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총선 전망에 대해서도 비관한다고 말했는데, "여당이 이기지는 않겠지. 잘 모르지만"이라며
"그렇다고 민주당이 크게 승리할 것 같지도 않다. 매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한겨레는 이 인터뷰를 지난 토요일자 2개면에 걸쳐 실었다.
주말 사이 불거진 ‘청년 비하 현수막’ 논란은 민주당이 흔들리는 반증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등의 현수막 문구가 청년 세대를
오히려 비하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는데, 이 문구는 민주당의 총선기획단이 준비한 것이다.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비례대표 당선권에 청년 50% 의무화’ 등 청년 친화 혁신안을 내놓은 게
민주당을 긴장시킨 것 같다"면서 "그런데 직접 청년들에게 피드백을 받은 것 같지도 않고, 민주당 총선기획단이
빨리빨리 만들어내다보니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 평론가는 이어 "시간의 문제이기도 하고 감수성의 문제일 수도 있다"면서도 "진짜 원인이 뭘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출범한 민주당 총선기획단은 출범 때부터 ‘친명계 사당화’란 비판을 비명계로부터 받았다.
13명 위원 중 단장인 조정식 사무총장부터 11명이 범친명계였기 때문이다.
이원욱 의원은 "총선이 아니라 친명기획단"이라고 쏘아붙였는데, 한여권 관계자는 "민주당은 당 차원의
총선 준비기구마저도 계파 갈등의 장으로 변질돼 힘을 모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민주당이 그동안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과 방탄에 집중하느라 선거 준비를 못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송국건 정치평론가는 이것을 "민주당의 잃어버린 1년"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지난 2월 말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까스로 부결됐을 때 극대화됐던 방탄 이슈가 지금까지도 민주당의 핵심 관심사가 된 현상을 꼬집은 것이다.
최근엔 메가시티 구상과 인요한 혁신위원회 등 국민의힘의 정책활동이 언론보도를 휩쓸자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등 탄핵으로 이슈 주도권을 되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한동훈 총선 출마’ 등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킬 무기를 여전히 갖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재명 험지 출마’ 외에는 분위기 반전을 꾀할 카드가 보이지 않고 그마저도 현실성이 없다는 데 있다.
정치평론가인 서정욱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민주당의 당권투쟁이
현재 진행 중이란 점도 지적했다.
서 변호사는 "윤영찬 의원이 ‘탈당하지 않고 혁신에 몰두하겠다’고 했는데, 이 말은 이 대표가 구속되거나
유죄판결로 물러나는 경우 자신들이 당권을 잡겠다는 뜻"이라며
"재판 리스크, 분당 리스크 등 온갖 리스크 투성이인 민주당이 과연 선거를 얼마나 충실히 준비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