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지난해 5월26일 중국 구이양에서 열린 국제 빅데이터 산업 엑스포에서 발표하고 있다. Photo by Lintao Zhang/Getty Images
중국이 인간보다 독해 능력이 뛰어난 인공지능을 개발한 첫 국가가 됐다. 중국이 2030년 미국을 제치고 인공지능 경쟁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블룸버그·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15일(현지시간) 알리바바가 개발한 인공지능이 미국 스탠퍼드대가 주최한 인공지능 대회에서 82.44의 정확도로 인간(82.3)보다 뛰어난 독해능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 경쟁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다”
이번 인공지능 대회는 10만개 이상의 질문에 정확한 답을 내야 하는 것으로 머신러닝의 수준을 측정하는 가장 권위있는 대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질문들은 “비가 왜 내리는가” “아마존 열대 우림은 얼마나 큰가” “니콜라 테슬라의 출신 국가는 어디인가” “슈퍼볼 50 하프 타임 쇼의 첫 공연을 어떤 그룹이 맡았나” 등이었다. 500개 이상의 위키피디아 문서를 바탕으로 한 이번 시험은 인공지능이 거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해 질문에 정확한 답을 낼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알리바바는 이런 종류의 시험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도 82.65로 인간보다 높았지만 결과가 하루 뒤에 나온 것이라 인간보다 읽기 능력이 높은 인공지능을 만든 최초 국가 타이틀은 중국이 가져갔다. 이 때문에 뉴스위크는 “중국이 인공지능 전쟁에서 미국을 이겼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알리바바 ‘기술데이터과학연구소’(Institute of Data Science of Technologies)의 수석 과학자인 루오 시(Luo Si)도 성명에서 이번 승리를 “기념비적”이라고 평가했다. 상위권에 미·중의 기업 연구소들이 포진한 가운데 한국의 삼성연구소는 77.436으로 이 대회 순위에서 14위에 올라있다. 강원대는 24위에 올랐다.
인공지능의 자연어처리 과정은 인간이 단어와 문장을 이해하는 과정을 모방한다. 알리바바 연구소에서 인공지능의 자연어처리 연구를 총괄하는 루오 시(Luo Si)는 “이번 결과는 ‘무엇이 비를 내리게 하는지’와 같은 객관적 질문에 기계가 매우 높은 정확도로 답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며 “이를 가능하게 한 기술이 앞으로 고객 응대와 박물관 안내, 환자의 의료 상담에 대한 온라인 답변에 적용될 수 있어 인간의 투입 필요성을 전례 없는 방식으로 감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AI 굴기…2030년 AI 세계 1위 국가
알리바바의 성취는 중국의 ‘AI굴기’가 본격적인 성과를 낸 한 사례로 해석된다. 중국은 2030년까지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 1위 국가가 되는 걸 목표로 지난해 7월 ‘차세대 인공지능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과학기술 분야 정부 부처와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IT 기업들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인공지능 개발 기구를 출범시켰다. 차세대 인공지능 개발 계획의 실행기구 성격이다. 중국은 이 계획에서 2030년까지 인공지능 시장을 1조위안(약 165조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인공지능을 경제와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 경쟁에서 중국은 몇 가지 강점을 갖고 있다. 먼저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AI 연구에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자하는 나라다. 14억 인구라는 대규모 내수시장과 함께 방대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학습 데이터를 제공할 7억5100만명의 광대한 인터넷 사용 인구가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포춘에 따르면 세계 전자상거래의 5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고 올해 1조1000억달러를 기록한 중국 전자상거래는 2020년까지 12조7000억달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만들어내는 데이터의 양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3%에서 2020년까지 20~25%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정부가 나서서 방대한 인구가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 국민 대부분이 편의성을 우선하고 사생활 침해나 반독점 규제에 큰 관심이 없는 점도 기업 입장에서는 유리하다. 중국 기업 ‘센스타임’은 얼굴 인식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지난 7월 4억1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인구 1400만명인 광저우시 경찰이 제공한 영상이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소 ‘딥마인드’가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의 의료기록 일부에 접근하는데만 거의 2년의 공을 들인 것과 비교된다.
중국의 인공지능 역량은 양적·질적으로 미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의 조사를 보면 중국은 2010~2014년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8410개의 특허를 등록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이 2030년 무렵 미국을 앞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토종 IT기업들도 인공지능 기술에서 미국 기업들을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인공지능 투자를 초기부터 서둘렀던 바이두는 올해 CES에 참가해 자율주행 시스템 ‘아폴로 2.0’과 대화형 인공지능 플랫폼 ‘듀어 OS’ 등을 공개했다. 시장가치 10억달러를 넘는 창업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은 중국이 58개로 전 세계 262개 중 3분의 1을 차지하고 시장가치 기준으로는 43%에 달한다.
사이언스타임즈2018년 중국의 AI 기술력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과학경제전문 매체 쿼츠(Quartz)는 ‘오랫동안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세계 최고의 첨단 과학기술 선두주자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력이 머지않은 미래에 미국을 추월할 것이다’며 지난 달 이 같이 보도했다.쿼츠는 기자, 편집자 등이 기사 제작 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 로봇 ‘쿽봇’을 개발해 상용화하는 등 미국 내에서도 이 분야 전문 혁신 언론으로 꼽힌다.쿼츠는 최근 유라시아그룹(Eurasia Group)이 펴낸 ‘중국인공지능분야백서(中国人工智能领域的白皮书)’와 관련, ‘2017년이 중국의 AI 기술력이 세계에 공표될 준비 단계였다면, 2018년은 중국의 기술력이 세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실제로 보도에 따르면, 해당 백서는 중국이 미국과의 AI 기술력 격차를 점차 좁혀가고 있으며, 중국은 이미 짝퉁 제조 국가에서 ‘혁신’ 국가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실제로 △인터넷 AI △기업 AI △감정 인지AI △자율 신경 분야 AI 등의 일명 ‘AI 4대 분야’ 로 꼽히는 부분에서의 중국 내 성장 속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쿼츠는 특히 중국 내 자율신경분야 AI는 △자율주행차량 △자율 로봇 등 최첨단 인공지능 산업 등으로 대표되고 있다고 분석, 중국은 최근 수 년 동안 대량의 스마트 자동차와 로봇 등을 양산해오고 있다고 했다.실제로 중국은 이 분야의 대표적인 업체 ‘위슬 테크놀로지(UISEE)’, ‘따장 DJI(大疆 DJI)’ 등은 국산화된 독자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슬 테크놀로지와 따장 DJI는 각각 중국의 자율주행차량 전문 제작업체, 민간용 드론 전문 업체다.이 같은 중국의 AI산업은 정부와 연구소, 산업체 등 연합 작품이라고 분석, 이 같은 결과는 중국 내에 존재하는 모바일 사용자 수가 8억 명에 달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지속해왔다는 점을 꼽았다. 모바일 사용자를 통한 빅데이터 수집 등이 용이하는 점에서 인공지능 발전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는 미국 내 모바일 사용자 수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이와 함께 이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이 될 인재 양성에도 활발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백서는 ‘중국의 유명 대학들은 컴퓨터, 과학, 수학 등을 전공한 학생들을 겨냥해 전문적인 취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한편, 지난해 기준 중국은 해당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AI관련 100대 학술 논문 가운데 약 43%가 중국 과학자에 의해 발표되는 등 중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급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부진장강곤곤래(不盡長江滾滾來)- 끝없는 장강의 물결은 도도하게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