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영화는 1988년에 개봉한 이반 라이트먼 감독의 TWINS다.
감독이 코미디 영화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라 영화의 분위기도
줄곧 코믹하고 유머러스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우울해질 수도 있는 요소들이 있다. 지금부터 알아보자.
우선 이 작품은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코만도나 프레데터 등의 액션영화에서 마초적인 캐릭터를 소화했던
아놀드는 자신의 이미지가 근육 마초로 고착될 것을 우려하여
가족 코미디물에 도전했고 그 중 하나가 이 영화다.
본 영화에서 아놀드가 태어나게 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정부의 유전 공학 연구소에서 여섯 명의 엘리트 남성으로부터 얻은 정자를 섞은 후에
역시 엘리트 여성 한 명을 선발하여 인공 수정을 실시하여 아이를 낳게 한다.
그런데 뜻밖에 아이가 쌍둥이로 태어나게 되는데 우수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줄리어스 베네딕트(아놀드)와 찌꺼기 유전자로 만들어진 빈센트 베네딕트였다.
정부 관계자들은 당황했다.
그들은 줄리어스는 특별 엘리트 코스로 남태평양의 어느 섬으로 보내서
국비지원으로 줄리어스의 생활과 교육, 운동 등에 하자가 없게끔 적극 후원한다.
반면 찌꺼기 유전자로 만들어진 빈센트는 고아원에 내다버리고 일절 관심을 끊는다.
그리고 나서 수십년의 세월이 흘러 둘이 성인이 되었단 말이지.
본래 종자가 우수한데다가 좋은 음식을 먹고 엘리트 교육을 받으면서 자란 줄리어스.
줄리어스는 건장한 신체 뿐 아니라 두뇌가 비상해서 12개 국어에 능통한 학구파이자
예체능에도 능한 만능인으로 성장했다. 다만 섬에서 자란 탓에 세상물정을 잘 모르지.
반면 빈센트는 외양부터 볼품이 없는 꼴통으로 자동차를 훔쳐팔다가
결국 빚쟁이가 되어 양아치처럼 살아간다. 나중에 줄리어스가 빈센트를
찾아서 고아원을 방문했을 때 수녀가 빈센트에 대한 악담을 늘어놓는데
"지금 걔가 있을 곳이라면 철창 뿐이죠."
라거나
"날 닮아서 신체가 건장하고 시(詩)와 체스에 능하겠죠?"
라는 줄리어스의 질문에
"하느님이 걔한테 그런 재능을 선물해주셨을 리가 없어요."
라고 폄하하는 등.
전후 사정을 들어보면 결국 고아원에서도 문제아로 낙인찍혀서 쫒겨나가시피 한 모양.
이 영화 자체는 그래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다가 팝콘튀기면서 볼 만한 코미디물이지만.
가만히 곱씹어보면 결국 엄친아나 엄친딸이 되려면 타고나야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본래 종자가 우수한데다가 양질의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면서 자란 줄리어스는 엄친아가 되지만
후진 종자에 고아원에서 큰 빈센트는 역시 쌩양아치가 된다는 걸 보면 어떠한 인간으로
태어나고 자라갈지에 대해서 자기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범위가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무슨 사교육 선생이 한다는 말이 이렇다.
소위 명문대에 진학에서 공부로 출세할 수 있는 사람은 원래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라는 것.
그는 학생들에게 "난 이미 돈을 많이 벌었으니까 솔직히 얘기해주는 건데
난 여러분이 여기에서 돈낭비하는 게 너무 슬퍼. 공부는 해서 되는 놈,
아무리 해도 안 되는 놈이 정해져 있는데 여기 있는 학생들은 대부분 후자야'라고 개탄한다.
강조컨데 그냥 대학교가 아니라 서울대나 도쿄대, 하버드대, 옥스퍼드대같은 명문대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예전에는 대학만 나오면 출세가 보장되었지만
지금은 상술한 명문대를 나와도 출세가 보장되는 시대가 아니랜다.
진짜 공부로 출세하려면 박사급이나 고시 패스 정도는 해야된다는 것.
손주은이 말한 케이스(어떤 집안은 전부 엘리트인데 어떤 집안은 개판이라는 것)는 사실 주위에서 볼 수가 있다.
썰전에 나오는 패널만 보더라도 집안에 엘리트가 많다. 교사 아버지 밑에서 큰 유시민이 서울대나온 건 다 알꺼다.
유시민의 누나 유시춘은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해서 작가 활동을 하면서 교사, 시민사회운동가, 그리고 정치인으로
활동했고 여동생인 유시주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작가, 번역가, 기고가, 시민운동가로 활동했다.
유시민도 현재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유시민의 집안에는 문장가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유시민의 아내인 한경혜는 예비고사 제주도 수석으로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했고
딸인 유수진도 용인외고-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중학교 다닐 때까지 축구에만 심취해있던 아들도
"아들아, 아버지가 너에게 축구에 대한 열정만을 물려주고 축구에 대한 재능은 물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러나 꼭 그라운드에서 뛰는 축구선수가 아니라도 다른 길이 있을 꺼다."는 유시민의 설득에 각잡고 공부하더니
단숨에 전교 1등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사람은 그냥 솔직하게 양심 선언을 한다.
흔히 학부모들이 자기 자식이 명문대에 진학해서 엘리트가 되기를 바라는데
그 전에 자기 자신부터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예를 든다.
"저도 학교다닐 때 열등생이였어요. 제 와이프도 공부 못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애한테는 명문대를 가라고 닦달하냐구요!"
그러면서 부모님들은 평소에 책읽냐고 묻는다.
손주은도 학부모들을 만나면 본인들의 학창시절 성적과 학벌에 대해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는 말을 자주 하지. 그리고 어떤 강사는
"여러분들의 학력은 사실 여러분들 부모님이 이미 결정해놨을지도 몰라요." 라고 하더라.
자기 자식이 명문대에 가기를 바라지만 정작 자기 자식이 영재가 아니라는 건 외면한다는 것.
이런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고 손사래를 치지.
그런데 말이다. 그런 반응이 모순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서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들을 향해서 "Son of Zeus" 라거나 "Son of odin"같은
말을 굳이 갖다붙여서 그 캐릭터의 혈통을 강조하는 이유가 뭐냐는 거지.
그리고 짐승들은 왜 혈통관리며 교배를 지랄맞게 하느냐는 의문도 뒤따른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도고 아르헨티노를 만들기 위해서 갈아넣은 견종이 한둘이 아닌데
불테리어의 대담함, 불독의 다부진 근육, 그레이트 덴의 사이즈, 피레네 마스티프의 흰 모색
아이리쉬 울프하운드의 사냥본능, 잉글리쉬 포인터로부터 사냥감각, 보르도 마스티프의 힘.
그리고 복서로부터 약간의 상냥함을 각각 추출해서 만들어놓은 견종이라고 한다.
견주되는 분이 잘 먹이고 잘 교육시키면 쓸모가 많은 명견이 될 수 있다.
경주마는 또 어떠한가?
혈통 관리가 엄청나게 빡빡해서 8대 조상까지의 혈통을 확인한다.
경마 대회에서 우승한 말은 씨값만 해도 억 소리가 난다.
싸움소도 마찬가지다.
싸움소는 천성적으로 성질이 장난이 아니고 보통의 소들과는 눈빛부터 다르다고 한다.
그리고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일반적인 소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료를 먹는다.
볏짚에 풀과 메주콩, 옥수숫가루, 쌀가루를 섞어서 만든 죽을 먹는데 필요하다면 한약재인
당귀, 황기 등을 첨가하기도 한다. 대회 직전에는 십전대보탕에 장어나 낙지를 먹이기도 한다.
개소주를 특식으로 먹이거나 여름에는 수박을 먹이고 영양제를 죽에 넣어서 먹이기도 한다.
강력한 싸움소를 만들려면 사육사에게도 대단한 근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생학의 열렬한 신봉자 중 하나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그는 대통령 취임식에서부터 "미국의 성공은 앵글로색슨족의 우수한 혈통 덕분!" 이라고 강조하며
인종주의를 선전했고 유색인종의 높은 출생률을 경계하면서 산아제한을 옹호하는 앵글로색슨족이
'인종적 자살'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913년에는 "언젠가 우리는, 우수한 형질을 지닌 인간이
자신의 우수한 혈통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가장 중요하고 불가피한 의무이며, 또 열등한 형질의
인간이 후손을 통해 그 열등한 혈통을 이어나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같은 그의 신념은 오늘날 적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비판받고 있지만 은근히 동조하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대놓고 옹호하면 욕을 먹으니까 속으로 동조한다는 말이다.
한줄평
아무래도 불편한 진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