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난 바다 원투낚시를 좋아함.
가을, 겨울이면 울진쪽으로 자주 출조한다. 갯바위를 선호하는 편이며 어종에 따라 해변이나 방파제에서 낚시 하기도 한다.
아래 사진은 돌도다리 출조때며
주말에 나가면 꼭 1박 하기에 샤워하고 응가도 하고 편히 잘 수 있는 낚시용 캠퍼밴도 가지고 있음.
21년 봄이다. 금요일이였고 서둘러 일 끝내고 반차 내고 금요일 오후 울진으로 낚시 감.
낚시 간 곳은 울진 나곡해수욕장이고 감성돔 포인트 중 한곳임. 세부 포인트는 나곡해수욕장 남쪽 끝편 여밭임. 그날 거기 낚시하는 놈은 나밖에 없었다.
윗 사진 산 밑에 자리펴고 장비셋팅 후 밤낚시를 위해 텐트도 침.
셋팅 다하고 저녁 피딩타임에 대상어종은 아니지만 두 마리 잡음.
도다리 하나, 농어 하나. 둘다 40 넘었음. 사진은 집에서 손질하다 찍은 거.
피딩타임 끝나고 나도 저녁먹고 자정 넘어서 감성돔 입질 기다리고 있었음. 물론 텐트 안에서 난로피고 의자에 편히 앉아 낚시대 살펴보고 있었음.
주변엔 아무도 없고 오직 들리는건 파도 소리. 민가도 멀었음.
그러다 따뜻하니 깜빡 졸았음. 정신 차려보니 새벽 한시가 넘었더라.
깨자마자 담배한대 피면서 낚시대에 뭔 변화 있나 살펴봄. 아직까지 감시 입질은 없는거 같더라.
그러고 가만히 초릿대에 달린 전자캐미를 응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밖에서 대화 소리가 들리는 거임. 정확히는 텐트 뒤쪽 산과 해변 경계에서 나는거임.
첨에는 그냥 사람이 있나 싶었다.
그런데 목소리가 애들 목소리인거임. 왜 애들 가늘고 고음톤 있잖어. 그 톤으로 이야기 두런두런 하는거임.
그때부터 약간 이상하더라. 이시간에 애들이 여기 있을리가 없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살짝 벋어난 느낌임.
계속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리고 중간중간 웃음 소리도 섞여있음. 어른 목소린 없고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애들 두명이서 이야기 하는거임.
무섭기보단 정체를 알수 없으니 찝찝했음. 밖에 저게 뭐든 정체를 알아야 편하게 낚시 하겠구나 하고 생각했음.
그 생각 들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텐트 바깥으로 나옴. 그리고 텐트 뒤쪽으로 가서 헤드랜턴을 키고 누가 있나 싶어 산쪽을 살펴봄.
사람은 없더라. 주변을 보니 아무것도 없음.
분명 내가 잘못 들은건 아님. 웃음 소리까지 같이 들었으니깐.. 그리고 소근소근 소리 중 어른 목소리가 있는지 주의깊에 파악하려노력했까지 했으니깐.
나간 김에 미끼갈고 새로 캐스팅하고 계속 낚시하다 동트는거 보고 차로 돌아와서 샤워하고 쉬었다.
점심 쯤 일어나서 밥 먹다 문뜩 새벽에 들은 소리가 궁금하더라. 다시한번 텐트 뒤쪽으로 가봄. 바닥에 국화 모양 조화가 하나 있더라. 분홍색인데 꽤 오래된것처럼 지저분함.
어제 오후에 저기서 오줌 눌때 바닥에 저런게 있었나 생각해봤는데 도통 생각나지 않음. 없었던거 같은데라고 생각함.
그러고 있다보니 50대 아재 한명이 낚시하러들서어오더라. 내 텐트 옆에 자리 잡음.
그 날 밤도 열심히 낚시 해봤는데 대상어는 못 잡았다. 그리고 소근소근 대화 소리도 못 들음.
낚시 철수하고 뒤늦게 안 사실인데 거기 바다하고 산 사이 여가 많은 골짜기를 귀신골이라고 부른다네. 텐트 뒤 산 이름이 망자 산이고 바다에서 죽은 사람들 가묘가 있데. 가짜 묘지. 글고 아기묘도 몇기 있다네.
음기가 강해 무당들이 접신하러 잘 오는 자리고. 현지인들은 혼자서 밤낚시는 안한다고 하더라. 귀신 나온다고.
난 귀신은 못봤는데.. 찜찜한 기억은 있음.